쓸쓸한 퇴근길

by 퇴근길 사색가

모두가 퇴근한 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남아 일을 마무리할 때가 있다.

컴퓨터 팬 소리만 들리는 고요 속에서,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

왜 이렇게까지 버티고 있는지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늦은 시간,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하필 열차는 오지 않고,

기다리는 동안에는 회사에서 마주하기조차 싫은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괜히 더 피곤해지고, 마음까지 지쳐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 많다”는 한마디를 건네주는 선배들이 있기에 버틸 수 있다.

그 말 한마디에 내가 아직 인정받고 있고,

누군가가 내 노고를 알아주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인정받는 기분과 쓸쓸함은 별개의 문제다. 누군가의 격려는 분명 힘이 되지만,

텅 빈 사무실과 기다림 속에서 느끼는 고독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나를 버티게 하는 건 결국 내 안의 작은 불씨,

‘그래도 나는 해야 한다’는 다짐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지하철을 기다리며, 나는 생각한다.

이 쓸쓸함마저도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지 모른다고.

사람 사이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고독 사이에서,

나는 또 하루를 버텨낸다.


작가의 이전글초등3학년의 첫 사랑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