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원동력이 된다.

비가오는 날엔

by lightaylor
a-a-rNBaaxyeWWM-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A A

2025년의 마지막 달이다


연말을 핑계로 은근슬쩍 게을러진 나에게 면죄부를 주기위해 자기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뽀송뽀송한 세탁물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비를 잠시 피했던 끄라비에서 어느 날이 생각났다.

그때도 오늘처럼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한 권 들고 있었더랬지.


끄라비에서의 나는 그 순간이 참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기분이었다.

분주하고 치열한 하루 사이에도 나는 가끔 그 순간이 떠오른다.


한국 어느곳에서 똑같은 경험을 했더라면 나는 짜증이 가득차 날씨 탓을 하면 발만 동동 굴렀을테지.

어떻게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숙소에 도착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며 빨래가 젖을까 걱정했을 테다.


끄라비에서의 나는 따끈따끈한 빨래가 좋은 냄새를 풍기며 품에 안겨있는것도,

친절 덕에 운좋게 비를 피해 운치있는 빗소리를 듣는것도, 샌들이 비에 젖는 것도 좋았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그리고 그 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때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런 기분을 알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혹은 알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들은 나를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들은 내 인생에 입체감을 주었다.

추억들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말이 무엇인지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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