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름은 이제 오지 않는다.

by 네네

갑작스러운 빗소리에 창문을 열었다.

토독..토도독..

어딘가에 가볍게 부딪는 소리,

멀리에서 시원하게 내리는 소리,

제각각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비를 가만히 느껴 본다.

나는 빗소리가 좋다.

토독토독 차분히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살던 양철 지붕도 생각나고 타 다다다닥 재빨리 내리는 소리는 내 마음을 마구 두드리며 감상에 젖게 한다.


오늘은 어느 시절 비 오는 날을 떠올려 볼까.


20년 전, 카페테라스.

그때도 비를 좋아했던 나는 카페테라스에 앉아 제출일이 얼마 남지 않은 과제 걱정에, 취업 걱정에.. 오만 걱정을 안고 이놈의 세상을 탓하며 찌푸린 하늘과 한창 배틀 중이었다.

초등학생들의 하교 시간인지 한두 명씩 카페 앞을 지나고 있었다. 저학년들이라 우산에 가려져 다리만 보이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거기에 더해 뒤집힌 우산까지.. 하하.

저기 같은 반 여자 친구에게 수줍게 우산을 씌워주는 남자아이도 있다.

아이고, 귀여워. 순수해~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덕분에 흐뭇한 미소도 잠시,

나에겐 그 시절이 다시 오지 않으리란 생각과 잊었던 걱정에 다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 고민은 언제 끝날까?

나.. 취업은 할 수 있을까?

.

.

.

그리고 지금. 문득,

테라스에 앉아 있던 내가 그립다.

불안했지만,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었던 그때.

그리웠던 시절은 그때에 멈춰 있다.

무엇을 시도하기엔 두려움이 앞서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그때 이후로 나에게 더 이상 새로운 여름은 오지 않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딸과 리코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