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이해하기
어렸을 때부터 못하는걸 남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수학시간에 선생님이 칠판에 수학 풀이를 시키면
풀이를 다 외워가고 영어 읽기를 시키는 시간이면
영어 발음을 다 외워갔다.
틀리기 싫고 친구들 앞에서 실수하는 그 순간이
너무 두려웠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그 짧은 순간이,
어린 나에겐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없는 일이라면 포기했다.
어릴 때부터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의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가 없었다. 현실을 끝없이 외면했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라는 핑계를 나에게 씌웠다.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답답하고 화가 났다.
부족한 나에게 할 수 있다며 응원하기보다는
현실과 타협하고 포기했다.
몇 년 후에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때의 내 행동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외면이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조금씩 나를 응원해 나가며
나는 어떤 상황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짜증 나고 화도 났지만 삼키며
실수하고 부족한 나를 이해했다.
아직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끼며
나는 이제 부족한 나를 마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