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20대의 절반쯤 지나온 나는 금전적으로는
얼추 독립한 어른이지만 여전히 힘들 땐 엄마에게 기대곤 하는 아이이다.
어른인지 아이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운동 수업에서, 내 이름이 커다랗게 적힌 내 도구를 서슴없이 쓰는 사람을 보고 기분이 나빠 “이거 제 거예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후 그분을 마주칠 때마다 달갑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수업날, 그분이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처음엔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지만, 그 호의를 받고 나서야 그분이 생각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은 입체적이라는 사실이, 의외로 나를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