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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

by 솔향

맑은 날은 싫어

꼭 내가

버려진 아이스크림 막대 같잖아


비 오고 폭풍우 치는 날이 좋아

나는 시지프스의 심장을 달고

쉼 없이 긴 팔을 뻗어 너의 시련을 닦아내

괴로움 따위가 너를 흐리게 하지 않게


관절이 삐걱거리고 근육이 찢겨도

아픔은 느껴지지 않아


다시 먼지가 내리고

죽은 하루살이가 다닥다닥

유리 위에 눌러붙고 있어


네가 나를 떠올리는 것

그걸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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