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쿠시. 만년설에 덥힌 척박한 산길을 달린다. 망가진 전차를 보았다.
힌두쿠시는 파미르에서 시작한다.
천산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이 파미르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힌두쿠시산맥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해발 5천미터가 넘어가면
산엔 키가 큰 나무들이 별로 없다.
키 작은 들풀들이 온 천지를 덥고 있다.
그 산길을 따라 차를 타고 달렸다.
하루 종일 달려도 마주치는 이가 별로 없는 길이다. 가다가 길이 없어진다. 개울을 건너 울퉁불퉁한 길을 한참 가다 보면 길은 슬며시 다시 나타난다.
산엔 눈이 있다. 멀리서도 보인다. 신비스럽다.
그 눈 덮인 봉우리를 배경으로 망가진 전차 한대가 누워있다.
이 인적 드믄 산길에 전차는 왜 왔을까.
전차는 누구를 위해 싸우다가 이렇게 처참히 부셔졌을까.
전차는 파괴되고, 그 전차의 전차병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 마리 하얀 새가 되어서, 힌두쿠시의 하얀 하늘을 날고 있을까.
나이 어린 병사의 부모님들은, 그 아들이 몰던 이 전차의 모습을 보았을까.
힌두쿠시는 ‘힌두인들의 무덤’이란 뜻이다.
하지만 거긴 힌두인 들만의 무덤이 아니다. '제국의 무덤'이다.
이 척박한 곳, 알려지지도 않은 곳에서 싸우고 여기에 눕는다. 그리고 잊혀진다.
힌두쿠시에 바람이 분다.
어린 전차병의 노랫소리처럼 바람은 아우성치며 황량하게 스쳐지나간다.
나그네는
차를 세우고 전차 앞에 들꽃 한 송이 내려 놓는다. 그리고 떠난다. 가던 길을 간다.
전차병에게 바치는 꽃이다.
설산에 맴도는 어린 영혼에게 평화를 기원하며. . .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