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세체니다리 철제 구조물이 잠겼다. 사랑하니까.
너를 사랑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영화나 드라마도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서로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암만 생각해도 사랑이 너무 많다. 너무 흔해졌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별개의 행위이다.
두 행위는 서로 상관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당연히 사랑하니까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사랑한다고 말 할 수도 있다. 지금은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하기를 기대하며 그렇게 말 할 수도 있다. 또는 그 고백이 상대방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하는 선언일 수도 있다. 난 이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무의식의 표출이다.
너무 아프면, 갑작스레 너무 큰 고통이 다가오면 비명을 지르지 못한다.
사랑도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있으면 사랑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럴 정신이 없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겐 차마 사랑한다는 말도 안 나온다.
나중에 지나고 나면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을 위하여 죽기도 한다.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은 게 사랑이다.
겨울바람이 부는 부다페스트에 안개가 내리면
다뉴브강은 무채색이 된다.
세체니다리를 따라 강을 건너면, 나그네의 귓가엔 강 바람소리가 헝가리안 무곡 No 5의 바이올린 소리처럼 들린다.
거기 세체니다리 난간에 굳게 잠긴 사랑을 보았다.
그 맹세는 차디찬 교량 구조물위에서 강 바람을 견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