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감라스탄에서 스톡홀롬을 마시다.

물이 흐른다. 수백년을 흐른다. 물은 다르지만 급수대는 그 급수대이다.

by B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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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라스탄 여행은 스토르토리에트Stortorget 광장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그 광장을 지도를 보고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다.


감라스탄은 스웨덴 말로 옛 도시 old town 란 뜻이다. 감라스탄 지구에 들어서면 골목길들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골목을 따라 작은 카페나 식당 그리고 엔틱 공방들에 나그네의 눈과 마음을 빼앗는다.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길도 목적도 시간도 잃고 발길 닿는 데로 작은 골목길을 그냥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문득 광장이다.




광장은 중심이다.

여기에서는 왕궁이 가깝다. 노벨 박물관도 근처에 있다. 조금 내려가면 스톡홀롬항구와 도시가 내려다 보인다.

그러나 여기가 감라스탄의 중심인 이유는 따로 있다.

급수대 때문이다.




광장에 서면 어디선가 작은 물소리가 들린다.

그소리는 광장 한 쪽에 있는 급수대에서 나는 소리이다.

급수대는 크다. 4마리 사자가 사방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입에서는 물이 흘러 나온다.

아름답다.


이 급수대는 1778년에 세워졌다.

시민들은 여기에서 물을 마셨다.

아이들은 뛰어 놀다가 여기에서 손을 씻고 물을 마셨다. 아낙네들은 여기에서 물을 길어다 빵을 만들었다. 남정네들은 고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 가다가 여기에서 목을 축였다.

여긴 생명이 있는 곳이다. 휴식이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나에게도 생명이고 휴식일까.

나그네는

사자 입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 슬며시 손바닥을 대 본다.
간지럽다. 시원하다.

두 손으로 물을 받아서 한 모금 마셔본다

스톡홀롬이 입안으로 들어 온다
간지럽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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