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내버스인생은 고단하다. 그러나 꿈이 있다면 그것도 견딜만 하다.
버스정거장은 행정이 시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원초적인 서비스이다.
시내버스는 공영이기도 하고, 민간기업의 사적인 경제활동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버스를 위한 버스정거장은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한다.
우리의 버스정거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경기도의 한 도시는 버스 정거장이 밀폐된 공간이다. 비가 온다거나. 추운 겨울날 혹은 더운 여름날에 이 공간에 숨어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심지어 버스 정거장 안에 핸드폰 충전기도 설치 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서비스는 선진국의 다른 도시에도 흔하지 않은 것이다.
시카고의 가을은 참 정겹다.
시카고 타임스 본사 건물이 있는 시카고강변을 따라서
리버 노스 River north 또는 더 루프 The Loop거리가 가장먼저 가을에 노출된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
가을 바람에 몇 번 하늘을 빙그레 돌고
강 위에서 유람선 투어를 하는 관광객 머리 위에 닿을 듯 내려 왔다가 다시 날아오른다.
그리고
낙엽은 강물을 따라 미시건 호수가 된다.
그 가을에
나는 시카고 더 루프 거리의 한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어떤 여인을 보았다.
버스는 자주 오지 않는다.
버스는 목적지까지 가는데 편리하지도 않고. 시간이 절약되지도 않는다. 미국에서 시내버스가 주는 편익은 오로지 경제성뿐이다.
시내버스를 타는 생활은 그다지 윤택하지 않다.
여인은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가을이다.
온 몸에서 가을 냄새가 난다.
그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그 기다림을 즐기는 것인지.
자리에 앉지도 또는 버스가 오는 방향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무슨 잡지 인듯한 책을 들여다 보고 있다.
시간을 보내기엔 핸드폰 동영상이 최고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듯 하다.
아주 편리한 첨단의 버스 정거장이나 덜 편리한 버스 정거장이나 기능은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다.
더 편리한 정거장에서 무료하게 버스를 기다리는 것 보다
덜 편리한 버스정거장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면.
어떤 것이 더 좋은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다.
혹시
이 여인이 서 있는 버스정거장엔 꿈이 있는 것은 아닌지.
기다리는 것이 버스가 아니라 미래는 아닌지.
지금은 비록 버스를 타야 하지만
언젠가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버스정거장의 그 꿈
버스를 기다리는 젊은날의 바람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여행자는 빌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