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나는 그 작은 광장에 갇혔다.

이 골목을 나서면 대학로이다. 그런데 나는 그 골목을 나서지 못한다.

by B CHOI

스페인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도시이다.

도시는 화려하고 장엄하다.

나그네는 그 도시를 만든 사람들의 사상과 철학과 예술성과 세계관에 압도된다.


유럽의 도시는 대개 그렇다

세 개의 중심축이 있다. 하나는 종교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이고 그리고 또 하나는 지성이다.

종교라 하면 성당이다. 정치라 하면 왕궁이다. 그리고 지성이라고 하면 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대학이다.


사진은 2023년 가을
그라나다이다. 이정표는 Plaza de la Universidad를 예고한다. 저 골목을 나서면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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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가다 보면 문득 작은 광장들이 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이 대체적으로 그렇다.

주민들이 쉬는 곳이며, 모여서 토론하는 장소이다.


도심으로 가는 골목을 걷다가 작은 광장을 만난다.

나는 그 자그마한 광장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리고 도심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바라본다.

이정표를 따라서 이 광장을 나서면 거긴 대학로이다. 도시의 중심이다.




저 골목을 따라 나서면 내가 만나야 할

카를로스 5세의 동상이 있는 광장. 대학 본부와 단과대학들이 있는 산 헤로니모거리.

그리고 이어질 각종 서점과 카페

거기서 만나게 될 젊은 스페인 대학생들의 미소. 그 역동성. 창의성. 패기와 생명력.


나는

한참을 거기 머물며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침실의 커튼을 걷을 때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을 각오하듯이 나는 그랬다.

그라나다를 만날 마음의 준비는

나와 거기 사이에 비무장지대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아침보다는 새벽이 더 밝다.

아침을 기다릴 때는 그렇다.

나의 스페인 그라나다 여행가운데 가장 가슴 설레던 추억이다. 사진을 보면 지금도 생생하다.


차라리 그라나다의 도심보다

그 도심으로 선 듯 들어서지 못하고 가슴졸이던 . . .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가을이다.







!2 Nov 2025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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