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탈린에 낙엽이 진면, 시간은 거기 갇힌다. 벗아나지 못한다
동유럽은 가을에 가지 말 것을 권한다.
가을에 동유럽에 가더라도
에스토니아의 탈린은 정말 가지 말 것을 권한다.
거기 가을은 너무 아름답다.
자칫 마음을 빼앗길 수도 있다.
토움페아 언덕Toompea Hill에서 내려다 보면
탈린 시내는 붉은 색이다.
건물들의 붉은 지붕이 도시를 붉은 색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지붕들 사이로 멀리 푸른 바다. 발트해가 하늘처럼 보인다.
도시가
작은 미니어쳐 정원 같다. 이쁘기 그지없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도시나 건물들이 조금 이질 적이다. 다양하다.
지붕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창문틀이 다르다. 색갈이 다르다. 대문 모양이 역시 다르다.
기억을 더듬으면
러시아에서 낮익은 건물이고. 독일의 구 시가지에서 보았던 창문이다.
스웨덴의 냄새도 역시 난다.
탈린 이란 이름은 네델란드어에서 유래 한다.
시간은 네텔린드를 지나 스웨덴으로 그리고 독일과 러시아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 시간은 일직선이 아니다.
시간은 네델란드에 스위덴이 스웨덴에 러시아가 그리고 그 러시아 사이를 지나 독일이다. 또는 서로 섞여 있다.
울돌목에 갇힌 물처럼
시간은 소용돌이 친다. 앞으로 나가지 않고 거기서 돌고 돈다. 탈린에서는 그렇다.
2023년 어느 가을날 파트쿨리 전망대에서 내려 다 본
시내이다.
가을과 낙엽과 시간과 역사와 추억이 뒤범벅이다.
난 거기서 낙엽에서 가을을. 가을에서 탈린을 구분해 내는데 실패 했다.
그 실패의 아픔은 아직까지 내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
또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