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지하철에서 나는 보았다. 올라가고 내려간다.
희비의 쌍곡선인지. 아니면 인생의 쌍무지개인지
내려가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을 보았다.
프라하를 여행할 때이다. 지하철역에서 이다.
오르는 사람의 시야는 정면이다.
내려가는 사람의 시선은 자유분망하다.
총량은 변함이 없다.
지하철 이용자의 절반은 올라가고 절반은 내려간다.
내 여정의 총량도 일정하다.
반은 올라가고 반은 내려간다. 지하철을 타려면 내려가고, 지하철에서 내리면 올라간다.
언제나 내리막을 쉽고
오르막은 힘들다.
올라가는 길은 중력에 저항하는 길이고
내려가는 길은 중력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스친다. 우린 스쳐지나간다. 무수한 사람들이 이 내리막과 오르막길의 반대편에 서 있다.
그들과 나 사이엔 분리대가 있다.
시이소처럼
내가 올라가면 그들이 내려가고, 내가 내려가면 그들이 올라간다.
세상의 절반. 그 많은 사람들이
나와 반대편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린 죽어도 하나가 될 수 없다. 만날 수도 없다. 가는 길이 다르다. 나의 길의 반대편이다.
순환이다.
태양의 이동속에서 영원한 음지도 영원한 양지도 없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가 된다.
지하철의 세계에 영원한 오르막도 영원한 내리막도 없다.
순환한다.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순한하는 설정속에서 그렇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살아 있음이
그 존재만이 유의미할 뿐이다.
08 Dec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