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인간에게 불을 준 댓가로 거기 카프카스산에 묶여 있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불을 사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불이 인간의 발명품이 아니다. 신이 준 선물이다.
불은 신들의 전유물이었다.
지금도 불을 신성시 하는 사례가 있다. 인간은 기억한다. 신이 인간에게 불을 선물했던 그 날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래서 불은 신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불을 준 프로메데우스는 쇠사슬에 묶인다. 신을 배반하고 인간을 사랑한 죄이다.
그리고 산채로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형벌을 받는다.
프로메데우스의 형장. 그가 묶인 곳이 코카서스이다.
다른 말로 카프카스이다.
그는 신이다. 죽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카프카스 산맥의 어느 바위산에 묶여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고, 그 간이 재생되고. 재생된 간이 또 쪼이는 고통을 홀로 견디고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 험한 준령을 세상의 끝. 혹은 혹독한 형벌의 땅으로 인식했나 보다.
인간을 사랑했지만 인간에게 별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신. 프로메테우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저 산 어딘가에 저항과 고독의 아이콘으로 고통스럽게 살아 있어야 한다.
조지아를 여행할 때이다.
수도 트빌리시에서 북쪽으로 한 참을 달렸다.
멀리 병풍처럼 하얀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기가 거기란다.
카프카스란다.
거기를 넘으면. 그 산을 넘어가면 거긴 러시아라고.
늘 적들은 저 산을 넘어와서는 죽이고 빼앗아 갔다고 한다
산맥까지는 벌판이다
그 벌판을 따라서 소련제 낡은 트럭 한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황톳길을 달린다.
카프카스. 포장 안된 도로. 낡은 소련제 작은 트럭. 러시아 그리고 프로메데우스.
이런 단어들로 조지아의 북쪽 마을들이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세상에 순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조지아. 혹은 구르지아.
10 DEC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