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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음이 Aug 08. 2020

시작의 알림

나의 시작, 나의 도전

어느 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울려온 알림음에서

제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있 작은 꿈들이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움직임을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어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도전하려 합니다.



띵동! 지금 막 제 도전기가 도착했어요.

이 궁금하시다면  

저의 이야기에 함께 해주시겠어요?





기억나세요?

우리들의 어린 시절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던 우리들의 마음, 

제 마음이 딱 그랬어요.

열댓 번도 더 바뀌던 꿈들

저 역시 그중에 한 명이었죠.

중학교 합창부 시절엔 피아니스트를 꿈꿨고

고등학교 문학부 시절엔 문학소녀 놀이에 푹 빠져 아기자기한 감성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끄적이며

 멋진 시인이 되겠다고 다짐도 했었죠.

그런 저는  유치원 교사의 꿈을 이어요.

그러던 중 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게 되고

거기에 운명처럼 다가온

연하남과 사랑에 빠져 제2의 인생을 시작해 

 미소가 예쁜 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그저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가고 있어요.


.

.

.


2년 전 , 저는

우연히 집 근처 도서관에 갔다가 데스크에 놓인 지역대학교에서 주최하는 나의 삶을 주제로 하는

에세이 공모전 포스터를 보게 돼요.

 시절 생각도 나고

제출기한도 여유가 있어 인쇄물을  조용히 들고 나와

가방에 넣었죠.

뭔지 모를 쑥스러운 마음에

글을 제출하고 나서야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격려해 준 남편이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하고

이럴 수가!

제 글이 우수작에 당선된 거예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에  

제 스스로가 너무나 대견스러어요.





그러던 얼마 전,

교육기관에서 주최하는 추모 시 공모전의

알림이 울려왔어요.

조심스레 도전해보기로 하고 3편의 시를 써서 제출했어요.

남편은 저보다 더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데

소름 돋는다는 게 이런 걸까요?

발표 당일 대상 수상작에 올라있는

   글과 이름을 보는 순간

자꾸만 두근는 마음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죠.

또 그 공모전의 연장선인 추모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낭송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쓴 시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일,

가끔 상상해보긴 했지만

정말 그런 일이 저에게 생길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어요.

.

.

.


그리고

어쩌면 이런 상황들이  우연히 이루어진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제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죠.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여중생의 꿈은

빚쟁이가 끌어간 뒤에 남은 피아노의 빈자리를 보며

끝이 났고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내려오던 길에 감성을 뿜어내던 여고생의 문학소녀가 되겠다는 꿈은

막막했던 현실 앞에 무너졌죠.

그 과정에서 참 많은 것들을 감당해내야 했던

저의 학창 시절을 뒤로하고

지금은 유치원 교사로서 제 삶에 만족하며 감사히 살아가요.


.

.

.


어려서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일까요?

아니면

현실을 회피하고 싶었을까요?

사실

저는 살기 위해 카메라를 샀어요

살고 싶어 사진동호회에 어가

시간 바람이 끄는 곳으로 출사를 떠나기 시작했죠.

좋았어요.

적어도 그 안에서는 내 현실과 마주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더욱 열심히 부지런히 떠났어요.



새벽 5시의 안개

오전 6시의 공기

늦은 오후 5시의

밤 11시의 별빛 하늘

또 그 서럽고 처절했던 젊은 나와 기꺼이 함께

 떠나 줬던 소중한 이들

그들과의 시간

함께 나눴던 이야기들이

지금의 시작을 부추기는

하나의 불쏘시개가 아니었나 싶어요.


.

.

.


맞아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길 바라요.

제가 살아온 모든 날  모든 순간들이

하나로 이어지고 묶여

지금의 저를 자꾸만 부추기고 있어요.

처음엔 "아니야, 내가 무슨, 말도 안 돼!"

이런 말들 뒤에 숨어 주춤했지만

어쩌면 이게 새로운 시작의 신호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좋아했던 드라마의 엔딩 내레이션이 생각나요.


  .

.

.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중략)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눈이 부시게 (2019)




 이제는 저도

그 눈부신 날들을

더 이상은 묻어두지 않으려 해요.



나를 묶어놓던 부정 신호들을 차단하고

나이기에

나여야만 하기에

가능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해요.




당신에게도 있나요?

새로운 시작의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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