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 춥던 날씨도 이때부터 누그러진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올해의 절기들은 빗나가지 않은 것 같다.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했던 지난 주말과 이번주 초를 지나 슬슬 날씨가 풀리고 있음이 느껴진다. 다음 주는 조금 더 괜찮을 것이라는 예보도 있고 그동안의 3월 초 사진을 보니 옷차림도 가벼워질 거란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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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탈락을 경험하고 눈물을 흘린 것도 잠시, 좋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대학 OT 이후로 간만에 아침까지 술을 마셨다. 맥주와 위스키는 아침 8시까지 떠들 동안 잘 버텨주어 그렇게 취했다는 느낌도 받지 않았다. 아마 중간중간 그 추운 날씨에 담배를 피우러 나갔기에 취하지 않은 것 같다. 참 좋았다. 슬픈 것도 떨치고 눈물은 해프닝이 되어버려 이제 더 이상 아프거나 착잡하진 않다. (장염을 얻었지만.) 이제 다시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 미리 봐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뭔가 이끌리는 느낌이었다. '일을 하고 싶다.'가 먼저여서 이곳을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뭔가 이곳을 가면 엄청 좋을 것 같다는 느낌. 알 수 없는 느낌이지만 이끌리는 대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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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끼워 맞추면 그럴싸하다. 억지 부리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내 23년 봄은 내 모든 글의 절기처럼 흐른다. 눈물과 한탄은 잠깐의 추위라고 생각하자. 슬슬 날이 풀려갈 지금과 경칩이 다가오고 있다. 남은 추위마저도 춘분이면 끝이다. 그때 마실 소주에선 쌉싸름한 맛이 아닌 달큰한 맛이 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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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건강한 한 해다. 달마다 병치레에 신身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심적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고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 정도만 해도 해마다 깨지지 않던 나만의 클리셰에 금이 가는 일이다. 만족스러운 글을 최근에 쓰고 있지 않다. 무엇을 써도 충분하지 않고 전부 뒤엎어도 좋을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부는 이 바람이 순풍이라 느껴지니 이대로 나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바람이 멈춘 그곳에는 따뜻한 햇빛만이 감돌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