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小暑

by 휘진

상반기가 끝이 났다. 이미 지나버린 2주 사이엔 6개월의 시간과 업무를 정리했고, 이제야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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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 7월의 소서에는 업무도 본격적으로 바빠지고 있는 것만 같다. 적응은 아직도 하고 있지만 적당히 끝나가고, 적당히 업무에 주관이 생기고, 적당히 의견을 내기 시작하고 있다. 뭐든 좋다. 무엇이든 괜찮다. 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라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으니 내 아주 약간의 워라밸을 챙기려면 슬슬 목소리를 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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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첫 주는 상반기를 정리했고, 지난주엔 하반기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번 주에는 지난 20, 21, 22년을 평가 받았고, 다음 주에는 형식 상의 점검. 이것들이 다 지나고 나면 정말 숨도 못 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있지만, 이 바빴던 3주가 마냥 싫지만은 않았고 숨 막히지만은 않았어서 약간의 기대감, 참... 그렇다. 그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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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감정은 예민하고, 기분은 오락가락하고, 그렇게 완성된 인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달, 한 달 건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3에서 5가 되고, 5에서 8이 되는, 수치가 올랐음에도 여전한 한 자리 수이지만 어떤 일에서든 마찬가지인 것처럼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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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기 힘든 무더위다. 집중해야 할 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럼에도 무엇 하나 포기할 생각 없어 미련하게 살아간다. 일, 글, 여행, 공부. 이 지옥 같은 세상에, 고생고생 개고생이 끝나고 맞을 먼 미래의 30대는 좀 편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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