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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Nov 09. 2023

청금색(靑金色) 소고(小考)

도자기 테마 여행을 꿈꾸며...

아침 커피 잔에 새겨진 코발트색 문양을 보면서 뜬금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하얀색 바탕에 푸른색으로 대비되는 것들로는 중국의 청화백자, 네델란드의 ‘로열 델프트 블루‘ 도자기, 독일의 ’마이센‘ 도자기, 포르투갈 포르투 상벤투 역의 ’아줄레쥬‘ 타일 벽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포르투갈 포르투 상벤투 역 내부 아줄레주 타일 벽화


네델란드의 화가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우유 따르는 여인’ 그림에 유독 눈에 띄는 색깔이 청금색이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


베르메르는 이 청금색의 매력에 중독되어 너무나 비싼 물감을 구입하느라 집안이 가난에 빠지게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베르메르의 우유 다르는 여인


중개무역으로 청금석 안료를 구하기가 비교적으로 쉬웠던 베네치아의 지리적 요건 상의 이유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화가 중에 이곳 출신의 티치아노, 조르조네, 틴토레토 등의 화가들의 청금색을 사용한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청금석(靑金石)은 ‘라피스 라줄리’라고 하는데 인류가 보석으로 여기기 시작한 역사가 기원 전(前) 5천 년 전(前)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보석으로 꼽힌다. 

청금석


청금석은 유럽에서는 나오지 않는 광물로 최고품은 아프가니스탄의 바다크샨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고대 메스포타미아나 이집트 문명에서도 그 사용 흔적이 보일 정도로 오랫동안 인류가 좋아하고 있는 광물이다.


색채가 항구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아프가니스탄의 청금석은 1Kg에 천 5백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유럽에서는 바다 건너 저 멀리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청금석의 색상이 ‘바다 건너서’ 라는 의미의 ‘울트라 마린’으로 불렀고,  한자 문화권에서는 청금색(靑金色)으로도 불린다. 너무 귀하고 비싸서 화가들이 아껴서 사용했던 물감색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파란색은 품위과 최고급 색깔로 영국의 루이 14세가 영국 황실의 상징색으로 ‘로얄 블루’로 불렀다.


16세기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에게 로망이었던 청화백자(靑畫白磁)는 말뜻 그대로 하얀색 바탕이 되는 자기에 청화, 즉 푸른색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자기를 말한다. 

청화 백자


백자는 하얀색 바탕흙이 되는 고령토 흙으로 원하는 접시나 그릇을 빚은 뒤 투명한 유약을 발라서 1,300℃의 고온에 구워낸 백색의 자기이고, 이 순백색의 바탕 위에 청화 즉 푸른색의 문양을 그려 넣었다.


포르투갈의 항해 기술이 중국의 자기들을 유럽으로 실어 나르면서 유럽의 왕실이나 귀족들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를 간파한 네델란드 상인들은 중국의 도자기 무역에 집중하였다.


청화백자의 디자인에 반한 네델란드 델프트의 도공들은 청화백자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먼저 백색 주석유약으로 표면을 하얗게 만들고 그 위에 코발트블루 무늬를 만들었다. 그 후 다시 투명 유약을 더 칠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겉으로는 중국 청화백자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의 루이뷔통 짝퉁가방처럼 그저 짝퉁 그릇에 불과하였다. 


네덜란드는 명 청 교체기의 혼란으로 중국과 도자기 무역을 하기 힘들어지자 일본에서 도자기를 수입하기 시작하였다. 


1650년대부터 100여 년 동안 일본에서 수입한 도자기 수만 120만 점 정도가 될 정도로 이 시기의 네덜란드 도자기에 일본의 영향이 지대했다. 


일본 역시 임진왜란 직후인 1616년, 이즈미야마에서 일본 최초의 백색 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조선인 도공 이삼평의 업적이 오늘날 네델란도 델프트 도자기의 명성을 낳게 한 뿌리로 연결이 된다.


상상의 나래는 전 세계를 돌고 돌아, 결국은 시간이 되면 독일의 마이센, 네델란드 델푸트, 일본 이마리 등으로 도자기 테마 여행을 떠나고 싶은 쪽으로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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