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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Nov 12. 2023

추억의 골프장

해외 근무지에서 자주 찾았던 골프클럽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당황하면서 여동생 내외와 사촌 동생과 어울려 모처럼의 주말 가족 라운딩을 함께 하였다. 


금년 5월에는 사이판 원정 가족 라운딩을 하였고, 6월에는 아들 내외랑 무주 리조트 CC에서 가족 라운딩을 하였다.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GC


무주 리조트 CC

끝물인 듯한 늦가을의 정취를 서둘러 보내려는 듯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점심과 저녁 두 끼의 식사까지 함께하면서 그동안 모아둔 집안 이야기보따리도 주고받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작년에 방글라데시에서의 귀국하면서 삼성물산에서 정년퇴직한 뒤로는 여간해서 골프는 사양하고 있는 편이고 정말 꼭 어울려야 할 가족 모임 정도만 함께 라운딩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골프는 서울에서 아무리 가까운 곳이라도 하루를 다 소비해야 하는 취미라서 부부가 함께 라운딩을 하지 않으면 자주 혼자 즐기기에는 부담이 된다.      


단신 부임으로 해외에 있을 때는 어차피 휴일에 혼자서의 소일거리였지만 귀국해서 아내와 함께 보내면서부터는 주말 휴일을 혼자 나가서 골프로 하루를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해외에서 원 없이 많이 즐겼다고 생각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라운딩을 최소로 하고 있다.      


1993년부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해외 근무를 시작하면서 말레이시아에 먼저 나와 있던 선배들의 적극적인 뽐뿌질에 곧바로 골프에 입문하였고, 연 회원권을 구입해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지도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쿠알라룸푸르 잘란 암팡의 ‘다룰애산 GC’에 있는 Driving range의 레슨코치 ‘Mr 베리’한테서 필드 레슨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골프장의 잔디를 밟아 보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다룰엣산 GC 드라이빙 레인지

그 당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삼성물산에서 KLCC 등 3개의 현장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 나온 직원들을 포함해서 100여 명이 나와 있어서, 일과 후나 휴일에는 우리 직원들과 가족들로 북적이곤 하였다.      

특히 다룰에산 GC는 암팡포인트 한인 거주촌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고, 드라이빙레인지에서의 골프레슨과 필드레슨을 겸해서 받을 수 있어서 Mr베리와 레슨 겸 동반 라운딩을 하게 되어서 골프 입문이 더욱 쉬웠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다룰엣산 GC 드라이빙 레인지

살아가면서 휴일 등 쉬는 날에 뜻맞는 사람들과 특별한 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로는 골프와 등산 등이 좋은 것 같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해외 현장에 보내다 보니 바쁜 현장의 일과를 뒤로하고, 휴일이면 주로 직원들과 어울려 그 지역의 골프장들을 찾아 라운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방글라데시 다카 꾸미똘라 GC 

삼십 대 초반 말레이시아에서 라운딩을 하면서 종종 만났던 호주의 노부부가 함께 라운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들처럼 중년의 골퍼가 되어 버렸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잘란 암팡의 ‘다룰에산’ GC에서 골프에 처음으로 입문해서 필드 레슨을 받았고, 연 회원권을 구입해서 주로 라운딩을 하였던 곳은 쿠알라룸푸르 근교에 위치한 ‘방이’ GC였다.    

  

말레이시아 방이 GC


싱가포르에서는 ‘주롱 CC’, 조호바루의 ‘팜빌라GC’, ‘팜 리조트GC’, ‘탄종 푸트리GC’ 등을 많이 이용하였다. 

싱가포르 주롱 CC


특히 현장 옥상에서 ‘주롱 CC’의 전반 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야간에 라이트에 비친 청록색 골프장 모습은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싱가포르 주롱 CC


조호바루에 있는 골프장들은 휴일 새벽에 싱가포르 국경을 넘어가서 라운딩을 하고, 조호바루에 있는 호텔 스파에서 마시지를 받고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루틴한 코스였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탄종푸트리 CC


대만 타이페이 현장 근무 시에는 타이페이 근교의 ‘릴리 CC’, ‘행복 GC’, 해변가의 ‘파리 GC’등을 다녔다. 타이페이 시내에서 보통 1시간 정도 이동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대만의 골프장 분위기는 캐디 운영 등 한국과 많이 비슷하다.      

대만 타이페이 릴리 CC


두바이 현장 근무 시에는 ‘몽고메리 GC’, ‘엘스 GC’, ‘에미레이트GC‘, 아부다비 GC’ 등을 이용하였다. 

두바이는 아라비아 해안가라서 습도가 높아서 여름에는 거의 지옥에서 골프를 치는 수준이었다. 

라운딩을 한번 하면서 흘리는 땀이 거의 투석하는 수준이고, 눈썹 위로 땀이 흘러내려 퍼팅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의지의 한국인들은 두바이 골프장을 전세 내서 치듯 누비고 다녔다.     

 

UAE 두바이 몽고메리 GC


사우디 리야드에는 ‘리야드GC’가 있는데, 도심에서 15분거리에 있고, 50매씩 쿠폰을 발매해서 회원에 준하는 대우로 이용할 수 있어서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사우디는 아라비아 반도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에도 기온은 높게 올라가지만 그늘에서는 더위를 심하게 느끼지 못할 정도이었다. 

습도가 낮기 때문에 같은 여름 시즌이라도 해안가인 두바이와는 완전히 달랐다. 

다만 똑같은 골프장을 반복해서 가야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사우디 리야드 GC


인도 뭄바이는 영국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 놓은 ‘웰링턴CC’와 ‘챔부CC’ 2개가 도심에 있는데, 멤버 전용이라서 초반에는 이용이 거의 어렵다가 후반에 리셉션 메니져와 알게 되어 자주 라운딩할 수 있었다.    

  

인도 뭄바이 쳄부 GC

뭄바이 교외의 나비 뭄바이에 있는 퍼블릭 GC도 자주 이용하였고, 뭄바이에서 2사간 거리에 있는 푸네 CC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앰비벨리 리조트’에서 라운딩도 종종 하였다.

특히 ‘앰비밸리’ GC는 산 능선 위에 조성된 골프장이라서 주변 풍광이 아름다웠지만 오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고생을 감내해야 했다.      

인도 엡비벨리 GC

방글라데시는 근무했던 나라들 중에 가장 후진국이었음에도 라운딩 하기에는 가장 조건이 좋은 편이었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꾸미똘라’CC와 Army 골프장이 있고, 선착순이라서 예약도 필요 없이 선착순으로 가서 2~3팀 기다리면 곧바로 라운딩을 할 수 있어서 토요일과 일요일 1주일에 2회 라운딩을 하였다.     

 

방글라데시 다카 꾸미똘라 GC

인도는 영국 식민지 지배시대부터 보급된 골프 인구가 많은 편인데 비해 방글라데시는 골프인구도 적은 편이라서 시내에 있는 골프장도 붐비지 않는 편이다. 한국에서 1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하고, 예약도 미리 하거나 비싼 회원권을 구입해야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비교적 쉽게 누렸던 느낌이 든다.      


인도나 방글라데시의 골프장에는 카트를 타고 다니기보다는 주로 남자들이 캐디를 하는데 1인 1 캐디로 카트 대신 걸어서 라운딩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근무지가 아닌 원정 라운딩은 인도네사아의 바탐, 태국 방콕, 필리핀 세부, 사이판 등에서 보통 3박 4일 일정으로 골프 여행을 하였는데 아무래도 사이판의 ‘라오라오베이’ 코스가 이용하기도 좋았고, 남태평양의 풍광이 아름다웠다.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GC

객지 생활을 하면서 반복해서 찾았던 여러 골프 클럽들, 여러 현장을 거치면서 함께 했던 많은 선배, 동료, 후배 직원들과의 즐거웠던 시간들이 이제는 세월의 흔적과 함께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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