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홍섭 Nov 13. 2023

해외 온천 이야기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움츠러진 몸을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대만 타이페이 베이토 노천 온천

온천이 생기는 과정은 지열 활동, 지하수 순환, 지질학적 특성 등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발생한다. 

지구 내부에는 마그마 및 지열 열에 의한 열에너지가 축적되어 있는데, 지열 활동으로 지하수를 데워 온천수로 변화시키게 된다. 

데워진 지열수가 지표면으로 상승하면서 압력이 변하게 되고, 이 압력 변화는 온천수가 지면으로 솟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지열수가 지면으로 향하면서 온천이 형성되며, 때로는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분출되기도 한다.

대만 타이페이 베이토 지열곡

온천은 지리적으로 지열 활동이나 특정 지질적 조건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온천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데 화산 활동이 있는 지역이나 지구의 판 경계선 근처에 있는 지역에서는 온천이 더 흔하게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일본이나 대만이 온천이 발달되어 있고, 화산활동이 많은 뉴질랜드에도 온천이 발달되어 있다. 


대만 타이페이 101타워 현장에 근무하면서 331대지진을 직접 겪기도 했고, 수시로 느낄 수 있는 잦은 지진에 시달리면서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도 생기게 되었지만 주변에 온천이 많아서 피곤이 누적되었을 때 온천에 가서 피로를 풀곤 하였다. 

대만 타이페이 근교의 양명산은 곳곳에서 지금도 유황가스를 분출하고 있고, 분기공을 통해 물이 끓어 오르는 활화산으로 산 중턱에는 ‘소유갱’으로 불리는 유황 분출구가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종종 찾기도 하였다. 

대만 타이페이 양명산 소유갱

양명산 계곡 하류의 커다란 연못에 온천수가 솟아오르는 지열곡 또한 관광 명소로 유명하며, 일본 식민지 시대(1895-1945)에 온천의 명성이 퍼지면서 일본인들이 베이토 지역을 휴양지로 개발하고 온천 목욕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으면서 대만의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대만 타이페이 베이토 지열곡


중동의 사막에도 온천이 있다. 두바이에 근무하면서 전혀 뜻밖의 온천이 아부다비 근교의 알 아인 마을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시간을 내서 휴일에 이곳 온천을 다녀온 적이 있다.

두바이에서 승용차로 2시간 정도 가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와 함께 오랜 세월 명맥을 이어 온 아랍의 전통 마을인 ‘알 아인’에 도착한다. 

UAE 알 아인 오아시스

알 아인은 아라비아의 척박한 사막 땅에 예전부터 물이 나는 오아시스와 온천으로 인한 자연림이 있고, 도시 경관이 두바이와는 전혀 다른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예상했던 온천 휴양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남녀가 구분된 두 개의 작은 건물이 있고, 그 내부에는 아주 단순한 수영장보다 작은 규모의 온천탕이 있어서 현지인 어린이들의 물장구 치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잠간 탕에 있다가 돌아왔다. 

UAE 알 아인 온천탕 내부

건물 바깥에는 별도의 온천물을 흐르게 해서 족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말고는 다른 일체의 시설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막에서의 희귀한 온천을 테마로 리조트 시설들이 들어설 법도 온천 수영장 건물 두 동이 전부였다. 두바이에서 거리만 가까웠다면 피로 회복용으로 자주 이용했을 듯싶었지만 2시간 이상을 이동해야하는 거리라서 단 한 번의 체험으로 끝나고 말았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기억에 남은 온천으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외 온천, 뉴질랜드의 로토루아 폴로네시안 유황 노천 온천, 일본 오사카, 고베, 교토 여행에서의 아리마 온천, 후꾸오카 여행에서의 와키타 온천 등이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에 위치한 세체니 온천은 노천온천으로 차고, 미지근하고, 뜨거운 온천수가 있는 3개의 온천 풀이 있어서 수영복을 입고 들어간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체니 온천

네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함께 궁전 속의 노천 온천이 마치 워터 파크 같은 분위기의 느낌을 준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체니 온천

뉴질랜드 대표 온천인 '폴리네시안 스파'는 북섬의 북동쪽 '로토루아'에 위치한다. '로토(ROTO)'는 호수, '루아(RUA)'는 두번째라는 뜻이다. 북섬에서 타우포에 이어 두 번 째로 큰 호수지만, 고요하고 아름다운 로토루아 호수를 내려다보며 약 40℃ 안 밖의 5개 노천 온천을 동시에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 폴로네시아 스파 지도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 폴로네시아 스파 노천 온천


전 세계에서 온천으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단연 일본을 꼽는다. 가장 유명한 하꼬네 온천을 비롯해서 고베의 아리마 온천 역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의 하나로 1,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 고베 아리마 온천

아리마 온천은 아직 땅을 천공하던 기술이 없었던 시대부터 자연의 힘으로 온천이 솟구쳤던 곳이다. 

특히 11월에 찾았던 아리마 온천은 효고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명소 알려져 있을 정도로 단풍의 절정을 이룰 때라서 온천욕으로 몸의 피로를 씻어내고‘ 아름다운 단풍 풍경으로 안구를 정화하였다.  

일본 고베 아리마 온천구


후쿠오카의 와키타 온천은 코로나가 끝나가는 22년 11월에 찾았다. 고베의 아리마 온천을 다녀온 지 10년여 만이었다. 

이누나키토케의 산기슭, 온가가와의 지류, 이누나키강가에 있는 와키타온천은, 번화한 도시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조용함에 싸인 온천으로 가을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후쿠오카 와키타 온천

온천수는 무색투명의 알카리성 단순천이지만, 유황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약간 미끄러운 느낌이 든다.

논에서 온천이 용솟음쳐 온 것에서 와키타 즉 온수가 들끓는 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추억의 골프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