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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Nov 15. 2023

전 세계 지하공간들

해외 여행에서 만난 지하 공간들

1989년에 삼성동의 코엑스 32층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점심시간이면 지하 코엑스 몰에서 점심식사를 하곤 하였다.       


최근에는 초기의 코엑스 몰에 스타필드 몰이 확장 개발되면서  스타필드 코엑스 몰(Starfield COEX Mall)로 불리는데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지하 쇼핑공간이 되었다.     

코엑스 몰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와 테마형 수족관을 포함해서, 쇼핑에서 외식, 엔터테인먼트에서 문화체험까지 고루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대규모 지하도시 같은 느낌을 준다.     

코엑스 몰


여기에 더해서 현재는 코엑스 전면 영동대로의 지하 공간 복합 개발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영동대로 지하 개발 상부 조감도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사업은 전체 지하 5층 규모로 강남권 광역 복합 환승센터와 대규모 지하 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도로 하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경전철 위례신사선, 지하철 2·9호선을 탈 수 있는 통합역사와 버스·택시 환승 정류장, 공공·상업시설을 갖춘 광역 복합 환승센터가 조성된다. 국내 지하 공간 개발역사상 최대 규모로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영동대로 개발 단면도



해외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지하 공간은 1993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부임하여 휴일에 찾았던 ‘바투케이브’이다.     


바투케이브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회동굴로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1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동굴 내부에는 힌두교 사원이 지어져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바투케이브 입구

1871년 미국의 탐사가에 의해 발견되었고, 동굴의 입구에는 파괴의 신인 시바의 장남 ‘무르간’의 동상이 있고, 동굴의 입구로 통하는 272개의 계단이 놓여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바투케이브 내부

272는 힌두교에서 상징하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죄의 수를 나타내며, 총 4개의 줄의 계단이 있는데, 가장자리의 두 계단은 과거의 죄를 나타내고 가운데 두 계단은 현재의 죄를 나타낸다고 한다.   

  

로마의 카타콤 또한 대표적인 지하 공간이다. 로마의 카타콤은 로마 제국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숨어들거나 매장된 지하 묘지로 로마에서 기독교인들이 종교적인 박해를 받을 때 안전하게 모이고 예배를 할 수 있는 장소였다.     

이탈리아 로마 카타콤 내부

로마 카타콤의 역사는 주로 기독교 초기에 시작되었다. 기독교는 처음에 로마 제국 내에서 소수 종교로 시작되었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종교적인 박해를 받는 상황에서 그들은 지하 묘지를 활용하여 모임을 가지고 예배를 드렸다.      


로마 카타콤은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하에는 수많은 각종 감각적인 터널과 갤러리가 존재한다. 이 터널은 기독교인들이 안전하게 모여들어 신앙을 실천하고, 매장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2005년 중국의 장가계 여행 중에는 세계 최대의 석회동굴인 황룡동굴을 둘러 보았다. 워낙 동굴이 크다보니 일부 구간은 약 800m정도 보트를 타고 이동을 할 정도인데 전체 동굴 중에 1/3정도만 개발을 해서 관광객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중국 장가계 황룡 동굴
중국 장가계 황 룡동굴

동굴은 행복문으로 들어가서 동굴 탐방을 모두 마치면 장수문을 통해 나오게 된다. 온갖 형상을 빚고 있는 종유석들의 모습과 환상적인 조명이 어울어져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2018년 6월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를 여행하면서 들렀던 포스토이나 석회석 동굴도 세계 3대 동굴로 불려 지면서 크리스마스 때 1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해서 음악회를 연다고 하였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포스토이나 동굴 음악회

이 동굴도 워낙 규모가 크고 길어서 입구에서 기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갈 정도이다. 총 길이는 약 24km정도이고,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5km 중에서 3.2km는 기차로 이동하고, 나머지 1.8km는 걸어서 이동하게 된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포스토이나 동굴


인도에는 아잔타 석굴 등 여러 개의 석굴 사원이 있다. 뭄바이에서 6년 동안 살면서 산자이 간디 국림공원의 바위산 속에 있는 ‘칸헤리 석굴 사원’과 ‘엘리펀트 섬에 있는 석굴사원’을 보았기에 굳이 아잔타 석굴은 다녀오지 않았다.     

인도 뭄바이 산자이 칸헤리 석굴 사원

산자이 간디 국립공원의 칸헤리 석굴사원은 모두 109개로 석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1세기부터 10세기까지의 불교 조각과 그림, 비문이 전해오는데 ‘칸헤리’는 검은 산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크리쉬나기리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석굴 대부분은 생활과 공부, 명상하기 위한 불교 기도처였다. 회중 예배를 위한 홀 역할을 했던 큰 동굴에는 복잡하게 조각된 불교 조각, 부조, 기둥 및 암석 사리탑이 늘어서 있다.     


인도 뭄바이 산자이 칸헤리 석굴 사원

뭄바이 남부 인디아 게이트가 있는 작은 항구에서 2km 정도 보트를 타고 가면 코끼리의 두상과 비슷한 봉우리 모양의 엘리펀트 섬에 다다르게 되고 이 섬에도 석굴 사원들이 있다.      


엘리펀트 석굴은 주로 힌두교 신 시바에게 헌정된 동굴 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섬은 5개의 힌두 동굴로만 알려져 있지만 기원전 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몇 개의 불교 사리탑, 두 개의 불교 동굴이 포함된다. 온갖 홍보물에는 오직 힌두교만 강조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불교 사원터였다. 석굴에는 힌두교와 불교의 혼합을 보여주는 암석 조각이 산재한다.     

인도 뭄바이 엘리펀트 섬 석굴 사원

아잔타(Ajanta)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북서부에 위치한 불교 석굴 사원이다. 29개의 석굴로 기원전 1세기경부터 약 1세기 동안 지어진 전기 석굴과 5세기에서 7세기에 걸쳐 지어진 후기석굴이 있다. 

인도의 풍속이나, 불교에 관한 것들이 풍부하고 다채로운 필치로 벽면만이 아니라 기둥, 대들보, 천장 등 광대한 공간의 구석구석에까지 묘사되어 있다.      

인도 아잔타 석굴

23년 8월에 찾았던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는 ‘데린 구유(깊은 우물)라 불리는 여러 개의 대규모 지하도시 가 있다. 이미 기원전 200년 전에 만들어진 도시라고 전해지며 지하 8층까지 있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층도 있으며, 깊은 곳은 지하 120m 깊이까지 내려가는 곳도 있다고 한다.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데린구유 지하도시 단면도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데린구유 지하도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용도와 목적 그리고 장소는 다르지만 인류의 지하 공간 건설과 사용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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