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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Jul 14. 2024

브라질 여행

나이 숫자만큼 돌아본 62개국 지구촌 나라들 51번째 나라

나이 숫자만큼 돌아본 62개국 지구촌 나라들 51번째 나라

브라질 (19년 11)     

그동안 북미를 포함한 여러 대륙의 많은 나라 해외여행을 하였지만 유독 남미 대륙의 나라들은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이 은퇴 후 시간을 내서 가려고 미뤄두고 있었다. 워낙 먼 곳이고, 보통 남미는 여러 나라들을 묶어서 최소 20일 이상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현역에 있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소한 은퇴 전에 한 번쯤은 다녀오기로 작정하고 세계 3대 미항인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와 이과수 폭포를 여행하였다. 


2019년은 3월에 유럽의 최서단인 이베리아 반도의 포르투갈, 6월에 유럽의 최북단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 11월에 남미의 브라질을 여행하였다.


브라질 여행으로 세계 3대 미항인 아탈리아 나폴리, 호주 시드니,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 그리고 세계 3대 폭포인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 북미의 나이아가라 폭포, 남미의 이과수아 폭포를 모두 여행하게 되었고, BBC가 선정한 세계 50대 명소 중 26위인 이과수아 폭포와 31위인 리우데자네이루를 다녀오면서 50대 명소 중 37개소를 다녀오게 되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인도의 뭄바이처럼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심하기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고 치안이 안 좋은 편이라서 혼자 여행하기에 썩 적합하지 않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완전 자유여행보다는 한인 민박집을 구해서 민박 사장님의 일부 도움을 받기로 하였다. 


공항 픽업과 숙박, 그리고 일부 여행지는 사장님이 운전과 안내를 직접 해 주기로 하였다. 코르코바도산의 구세주 상, 빵 산, 셀라론 계단, 삼바드롬,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마라카낭 축구장과 축구박물관 등은 사장님과 함께 둘러보았고, 코파카바나 해변, 이파네마 해변, 플라멩고 해변 등 리우 해변들과 리우 부촌 시가지, 리우 식물원, 내셔널 박물관, 리우 내일 박물관, 플라멩고 공원, 모던 아트 뮤지엄, 마라카낭 축구경기 관람, 리우시립극장 공연 관람 등은 혼자서 다녔다.      

리우 코파카바나 해변

민박집 사장님이 공항 픽업과 ‘코르코바도’산의 구세주 예수상이 있는 곳, 빵 산이라 불리는 ‘슈가로프’의 케이블카 타는 곳, 칠레의 예술가 조지 셀라론이 평생에 걸쳐 만든 ‘셀라론 계단’, 삼바 축제가 벌어지는 ‘삼바드롬’ 지역은 직접 운전해서 데려다주었다.


민박집 사장님과 함께 다니는 동안 과도하리만큼 거듭되는 치안 위험과 안전에 대한 신신당부에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를 혼자 돌아다니면서 약간은 주눅이 들긴 했지만 파리 오페라하우스와 거의 외관이나 내부가 유사한 ‘리우 시립극장’에서 공연을 보거나 ‘마라카낭 축구장’에서 브라질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리우데자네이루 식물원, ‘이파네마’ 해변과 ‘코파카바나’ 해변과 도심을 따라 이어진 부자촌 마을 등은 불안한 마음을 졸이면서도 혼자서 걸어 다니며 여행을 하였고, 야간의 축구경기 관람 후에는 지하철을, 시립극장 공연 후에는 우버 택시를 이용해서 민박집까지 안전하게 이동하였다.

리우 식물원


리오 민박에 머물면서 이른 아침에 주변의 플라밍고 비치 해변 과 플라밍고 공원 등을 혼자서 한가롭게 산책하는 것도 좋았다.

플라밍고 해변
플라밍고 공원


브라질을 다녀온 사람들이 인증샷으로 주로 올리는 대표적인 사진이 코르코바두산 정상에 우뚝 서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상이다. 구세주 그리스도상은 리우데자네이루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티주카 삼림 국립공원에 있는 높이 703미터의 코르코바두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코르코바두 산 구세주 그리스도상


구세주 그리스도상은 높이가 30미터이고 팔의 폭은 28미터이다. 받침대는 기념비의 전체 높이에 8미터를 더한다. 브라질 엔지니어 헤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가 설계하고, 프랑스계 폴란드인 예술가 폴 란도프스키가 조각한 이 동상은 1926년부터 1931년 사이에 건립되었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동석 타일로 장식되어 모자이크와 같은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티주카 숲을 지나 코르코바두산을 오르는 코르코바도 열차를 타고 동상에 도착할 수도 있고, 하이킹 트레일과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나는 민박집 사장님 차량을 타고 직접 올라와서 실제로 다른 방법은 이용하지 않았다. 동상 기슭에 도착하면 200개 이상의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한다. 코르코바두산에 위치한 동상에서는 코파카바나 해변과 이파네마 해변, 슈가로프 산, 과나바라 만, 마라카낭 경기장 등 리우데자네이루의 절경들이 한문에 들어왔다. 


코르코바두산에서 바라본 리우데자네이루


 이곳에서 흔히 빵산이라 불리는 팡지아수카루산 또는 슈가로프 산은 리우데자네이루 항구에서 396미터 높이로 솟아있다. 슈가로프 산에 접근하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본디뉴 두 팡 데 아수카’로 알려진 2단계 케이블카 시스템을 이용하였다. 먼저 ‘프라이아 베르멜라’의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모로 다 우르카’ 정상까지 이동하고, 다음은 ‘모로 다 우르카’에서 ‘슈가로프산’의 정상까지 올라갔다. 

케이블카를 타니 리우데자네이루와 해변, 주변 경관의 멋진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슈가로프산은 케이블카로 접근하는 방법 외에도 하이킹 코스가 있고, 심지어는 암벽 등반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는 ‘모로 다 우르카 기슭’에서 시작하여 케이블카의 첫 번째 단계까지로 약 30분이 소요되고, 암벽 등반 애호가들은 산의 화강암 표면에서 다양한 난이도의 수많은 루트를 찾는다고 했다. 역시 슈가로프 산 정상에서는 코파카바나 해변, 이파네마 해변, 마라카낭 경기장, 과나바라 만, 코르코바도 산의 상징적인 구세주 그리스도 동상 같은 랜드마크를 포함한 리우데자네이루의 멋진 360도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어서 민박 사장님의 안내로 ‘세라론’ 계단을 찾았다. 이 계단은 리우데자네이루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화려한 계단으로 이곳에 도착하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형형색색의 타일로 장식된 이 아름다운 계단은 칠레 태생의 예술가 'Jorge Selaron'이 전 세계 60개국 이상에서 수집한 2,000개 이상의 타일로 만들어졌다는데 이 화려한 계단은 U2의 뮤직비디오, 코카콜라의 광고 등 수많은 매체의 배경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다양한 색상과 무늬의 타일들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배경에 섞이지 않는 사진을 거의 담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민박 사장님이 알려준 태극기 문양이 있는 타일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었다. 



브라질의 삼바축제가 열리는 삼사드롬을 시즌이 아닐 때 찾아보니 매우 썰렁하였다. 삼바드롬의 수용 인원은 약 6만명 정도 되는데 삼바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양쪽에 경기장의 스탠드처럼 경사지게 만들어 놓았다. 이 삼바 축제를 보기 위해 호텔이나 관람석은 1년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인들에게 인기가 있고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축제 기간은 금욕기간인 사순절을 앞둔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인 여름에 4~5일 동안 개최된다. 


삼바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음악과 춤을 다양한 유럽풍 음악과 융합해 만든 음악이다. 특징은 4분의 2박자 리듬에 맞추어 발을 구르면서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는 데 있다. 1930년대 이후, 브라질 고유의 민족 문화 창출을 위한 정부 후원과 라디오 등 대중매체 보급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되었다. 

혼자 가기에 치안이 우려된다면서 역시 민박집 사장님이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까지 운전해서 데려다주었다. 1976년 세워진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원추형의 건물로 높이는 80m, 직경 106m의 원형 평면에 2만 명의 신자들이 미사를 드린다고 한다. 성당의 내부에는 천장의 십자가 문양과 띠 모양의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이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뭄바이 다이섹 현장에서 2천석 극장을 시공하면서 최근의 해외 여행지에서는 기회가 되면 오페라 공연을 포함한 유면한 극장을 둘러보는 걸 여행 일정에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 노르웨이의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와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 이어 브라질 리우 시립극장에서도 여행 전 예약한 공연을 관람하였다. 


리우 시립극장 내부


특히 이 리우 시립극장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 오페라하우스인 ‘가르니에’ 극장을 모방해서 내외부가 매우 유사하였다. 이제 벌써 세 번째 해외에서의 오페라 관람이라서 나름의 요령과 여유도 생겼다. 공연도 관람하고, 내부 시설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절충주의 양식의 외관과 지붕 위의 금 독수리상이 인상적이었고, 내부의 석재 장식들도 매우 화려하였다. 

리우 시립극장


기왕 축구의 나라에 온 김에 민박 사장님께 부탁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명문 축구장인 마라카낭 축구장에서 펼쳐지는 브라질 프로리그의 리우 홈팀 경기를 리우 팬들과 함께 관람하였다. 



마라카낭 축구장은 1950년 FIFA 월드컵의 개최를 목적으로 건설된 세계 최대의 축구 경기장으로 처음에는 입석을 포함하여 최대 관중 수용인원이 무려 20만까지 가능했으나, 현재는 좌석만으로 78,639명을 수용하도록 리모델링하여서 운영 중이었다. 2014년 월드컵에서 결승전 경기장으로 사용되었고, 2007년 팬 아메리칸 게임, 2016년 하계올림픽, 2016년 하계 패럴림픽도 이 경기장에서 개최하였다. 


민박집 사장님이 어렵게 급히 구해다 준 마라카낭 축구 경기 입장권으로 리우데자네이루 홈팀 쪽 관람석에 앉아서 브라질 프로리그의 진수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리우데자네이루 홈팀인 ‘CR 플라밍고’의 홈 경기로 ‘CR 플라밍고’ 팀이 상대편 팀을 3대1로 이기는 경기라서 더욱 재미가 있었다. 홈팀인 ‘CR 플라밍고’ 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열광하는 관중들 속에서 나도 마치 ‘CR 플라밍고’의 열성 팬이 된 것 같은 착각 속에 리우데자네이루 시민들과 한편이 되어서 ‘CR 플라밍고’팀을 응원하면서 브라질 축구의 열기와 환호 속의 현장을 만끽할 수 있었다. 리우데자네이루 홈팀인 ‘CR 플라밍고’와 경기를 하는 날은 온 동네가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와 흥분의 도가니였다. 보이는 음식점이나 술집마다 동네 사람들이 tv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환호성을 부르며 리우데자네이루 홈팀 경기를 응원하고 있었고,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시작된 폭죽 소리는 경기가 끝나고도 밤늦게 까지 계속되어 잠을 설치게 하였다.

인도의 뭄바이에서 6년째 근무하던 중 코로나 팬데믹이 밀려오기 직전에 다녀온 브라질의 리어데자네이로는 겉보기에는 로마의 나폴리와 호주의 시드니보다 훨씬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답고 화려함 속에는 또 다른 아픔과 시련이 숨어 있었다. 이런 아픔은 내가 살고 있던 인도의 뭄바이와도 너무나 닮아 있었다. 뭄바이에서 살면서 느꼈던 빈부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리오데자네이로 빈민촌 파벨라

리오데자네이루의 인구는 650만 명 정도이고, 리오의 광역권 인구까지를 포함하면 1,200만 명 정도인데 도시 주민의 1/5은 ‘파벨라’라고 불리는 슬럼가에 살고 있다.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는 대서양의 광활한 바다 해안선, 아름다운 해변, 그림같은 산과 자연의 조화로운 경치,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인 유산 등 독특한 매력으로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리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도 뭄바이의 ‘다라비’ 슬럼가, 케냐 나이로비의 ‘키베라’ 슬럼가와 함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호시냐’ 슬럼가(파벨라,빈민촌) 등 세계 3대 슬럼가에도 포함되는 불명예를 앉고 있었다. 이런 슬럼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무관하게, 외지의 관광객들을 위한 인도 뭄마이의 슬럼가 ‘다라비’ 투어가 있다면 리오데자네이루의 슬럼가인 ‘파벨라’ 투어가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빈민촌)는 호시냐(Rocinha)를 비롯한 여러 곳이 존재한다. 

이들 빈민가는 특히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영화 ‘시티 오브 갓’에서 그 실상을 잘 묘사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유명한 구세주 예수상은 아이러니하게도 파벨라 지역 앞에 있어서 파벨라에선 예수상의 앞을 볼 수 없다. 그래서 평생 약자와 빈민의 편이었던 예수 그리스도마저 파벨라를 등진 것 같은 구도라고 말하기도 하고, 오히려 구세주 예수상이 두 팔을 벌리고 빈민들을 지켜주는 구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리우에서 3일을 보내고 국내선 비행기로 포스 두 이과수에 도착해서 1박을 하였다. 브라질 이과수에서 3박을 하면서 2일 동안은 브라질 이과수 폭포를 나머지 하루는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를 감상하였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에 위치한 이과수 폭포는 리우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2시간이 소요되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에서는 포스 두 이과수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고, 아르헨티나는 프에르토 이과수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이과수 폭포는 이과수 강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쪽이 80:20으로 면적이 더 넓다. 


국내선으로 리오데자네이로에서 포스 두 이과수 공항에 도착해서 이동해서는 이과수 호텔에 묵으면서 리오민박 사장님이 소개해 준 한국인 가이드분이 브라질 이과수와 아르헨티나 이과수 간의 이동과 이과수 폭포 가이드를 해 주고, 공항 픽업도 해 주었다.

브라질 이과수 폭포에 도착해서는 먼저 전기로 운행되는 투어차량을 타고 이과수 정글로 들어가 다양한 새와 동물들을 관찰한 뒤 스피드 보트로 옮겨타고 폭포 주변까지 다가가 보는 마꾸꾸 사파리체험을 하였다.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비해 길이는 짧지만 시야가 확 트여있어 산책로를 따라 아름답고 웅장한 폭포를 계속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철제 다리 주변은 폭포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물의 양 때문에 비옷이 무색할 정도로 옷이 흠뻑 젖을 정도였다. 철제 다리를 지나 전망대 위로 걸어 올라간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지막 포인트로 가서 이과수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브라질 이과수 폭포를 모두 보고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로 이동하였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서 브라질에서는 길게 펼쳐진 이과수 폭포의 파노라마적인 경관을 볼 수가 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폭포 내부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특히 ‘악마의 눈구멍’이라 불리는 곳은 폭포 바로 앞에서 굉음을 쏟아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장관을 바로 눈앞에서 느낄 수 있어 두  나라를 모두 가보길 잘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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