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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Jul 21. 2024

핀란드 여행

나이 숫자만큼 돌아본 62개국 지구촌 나라들 55번째 나라


나이 숫자만큼 돌아본 62개국 지구촌 나라들 55번째 나라

핀란드 (22년 7)     

22년 7월 16일, 스톡홀름의 활기찬 항구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선박에 몸을 실었다. 배는 천천히 출항하면서 점점 멀어지는 스톡홀름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했다. 크루즈의 갑판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항해하는 기분은 그야말로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밤이 되자, 선상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레스토랑에서의 만찬이 우리의 밤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크루즈 내부 식당

다음 날 아침, 크루즈는 핀란드의 헬싱키에 도착하고 있었다. 헬싱키의 항구는 크루즈를 맞이하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우리는 곧바로 대기 중이던 핀란드 투어버스를 타고 새로운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헬싱키 투어를 시작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시벨리우스 공원. 공원에 도착했을 때, 잔잔히 내리는 비가 주변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 시벨리우스 공원은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특히 그를 기념하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이 조형물은 마치 파도처럼 물결치며, 음악의 선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듯했다. 비 내리는 날씨 덕분에 조형물은 더욱 신비롭게 빛났고, 공원 전체가 평화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벨리우스 공원을 둘러본 후, 우리는 헬싱키 대성당으로 향했다. 핀란드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물이다. 원로원 광장의 계단 위에 있어서 그 모습이 더욱 돋보였다. 하얀 외벽과 녹색 돔으로 이루어진 이 성당은 헬싱키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웅장한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한눈에 들어왔다. 성당의 내부에 들어서니,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하얀 벽과 천장이 성당을 더욱 넓고 밝게 보이게 했고, 중앙의 제단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는 감탄을 자아냈다. 

헬싱키 대성당의 계단 아래 펼쳐진 원로원 광장은 헬싱키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주변에는 다양한 역사적 건축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광장의 중심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2세의 동상이 서 있었다. 광장을 둘러보며 핀란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핀란드의 중요한 역사적 무대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광장의 남측으로 헬싱키 시청사 앞 골목을 지나서 바닷가에 면명한 마켓 광장으로 이동했다. 이 광장은 다양한 핀란드 전통 음식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인들로 가득했다.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 다양한 베리류 딸기, 체리 등 야채와 핀란드식 빵 등이 진열되어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알이 크고 먹음직한 체리를 한 봉지 사서 간식으로 먹었다. 

이어지는 일정은 우수펜스키 교회였다.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을 받은 이 교회는 붉은 벽돌과 금빛 돔으로 이루어져 있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내부에 들어서니, 황금으로 장식된 성화와 정교한 목조 조각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교회는 헬싱키에서 가장 큰 동방 정교회 교회로, 핀란드와 러시아의 복잡한 역사를 잘 보여준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였다. 암석 교회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독특하게도 자연 암석을 파서 만든 교회로, 외부는 거대한 바위처럼 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거친 바위벽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장은 구리판으로 덮여 있어, 자연광이 들어오며 신비로운 빛을 발산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앉아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여행의 피로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헬싱키는 바닷가와 가까이 시벨리우스 공원 등 명소들이 원로원 돵장을 중심으로 도보로도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쉽게 여행할 수 있었다. 

조용훈 기자가 쓴 유럽도자기 여행의 북유럽 편에서 소개한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을 일부러 본 적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오니기리를 담은 그릇이 아라비안 핀란드 접시이다. 

영회 ‘카모메 식당’은 헬싱키를 배경으로 일본식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의 이야기로, 그녀는 헬싱키의 한적한 거리에 작은 일본식 식당 '카모메 식당'을 열고 처음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 외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일본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핀란드 청년 토미가 '갤럭시 익스프레스 999'의 주제가 가사를 찾기 위해 식당에 오면서 사치에와 유대감을 쌓기 시작한다. 이후 여행 중 헬싱키에 머물게 된 미도리와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핀란드에 온 유키코라는 두 일본인 여성이 식당에서 일하게 되면서, 사치에는 점점 더 활기찬 공간을 만들어 간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식당을 통해 다양한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한 일본 음식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따뜻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영화는 일본과 핀란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며, 서로 다른 문화가 어떻게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주고, 사치에와 그녀의 친구들이 겪는 일상 속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소통의 가치를 탐구하며, 일상의 작은 행복과 소소한 기쁨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카모메 식은 헬싱키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일본식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화 교류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내용인데 이탈리아 피렌체를 소개하는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여행을 앞두고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핀란드를 배경으로한 영화 '카모메' 식당 주인공 '사치에'


영화 '카모메'



또한 서양의 건축사 공부를 하면서 알바 알토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핀란드 디자인은 심플하고 기능적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특성을 지니며, 이러한 철학은 핀란드의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의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알토는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자연스러운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를 도입해 건물과 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고,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헬싱키의 핀란디아 홀과 파이미오 요양원이 있다. 그리고 일상에사 자주 볼 수 있는 편리한 나무의자 '알토 스툴'은 간결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짧은 일정의 패키지 여행이라서 이렇한 디자인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알토 스툴


헬싱키에서의 일정을 마치기 하루 전에는 코로나 백신 검사를 받기 위해 근처 검진 센터를 방문하였다. 북유럽 여행 내내 이 검사 결과에 대한 은근한 걱정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만약 양성이 나오면 일행과 떨어져 별도의 격리기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검사 자체는 익숙한 PCR 테스트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다행히도, 아내와 나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로써 귀국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음성 결과지를 제출하고, 모든 절차를 마친 후 드디어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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