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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걱정으로 덮는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오늘은 대한입니다.

24 절기 중 가장 마지막 절기로서 1년 중 가장 추운 날입니다.

다행히 날이 살짝 풀린 듯합니다.

겨울 내 잔뜩 움츠리고 지냈습니다.

기온이 약간 오르자 볕 좋은 점심시간에 슬금슬금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생존을 위해 인류의 DNA에 새겨진 자기 보존의 욕구입니다.


길을 가다 풀숲이 살짝 흔들리는 걸 보고 호랑이나 사자와 같은 맹수가 숨어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인간이 살아남았을 테니까요.


의심과 걱정 없이 막무가내로 달려간 인간은 수명이 더 짧았을 겁니다.


결국 사소한 신호도 민감하게 감지하는 인간만이 지금까지 생존해 있습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티베트 속담이 떠오릅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의 공격을 받을 일은 없지만,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던 유전인자는 여즉 남아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수만 가지 걱정을 달고 삽니다.


인터넷 유머!

"돈 걱정 그만하고 싶다고 했더니, 돈은 잘 있으니 네 걱정이나 해"


생떽쥐베리 소설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말합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4시가 가까워오면 나는 더 행복해지겠지."


이렇게 바꿔봅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걱정할 거야.

4시가 가까워올수록 나는 더 걱정하겠지."


현실은 더 심합니다.

일주일 전, 이틀 전, 하루 전부터 걱정하고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걱정은 걱정으로 덮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걱정 없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걱정 하나 해결하고 나서 '휴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좀 있으면 또 다른 걱정이 몰려옵니다.


다른 걱정을 해결하고 나니 또또 다른 걱정이 찾아옵니다.

또또 다른 걱정을 해결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원래 걱정은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꾸준하게, 열심히, 지겹게도 몰려듭니다.


이번 걱정만 해결하면 끝이 아닙니다.

어차피 걱정은 또 올 겁니다.

그게 인생이니까요.


적응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즐기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할 겁니다.

끝까지 함께 가는 동반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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