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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연휴에 알게 되는 직장의 의미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책상 위에 좋아하는 캐릭터를 나란히 줄 세워놓습니다.

그 이유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이해하게 됩니다.

직장생활에 심한 현타가 오거나 분노게이지가 일정 수준을 넘을 때 열을 삭이기 위해서입니다.


바깥에 외출할 때 사원증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습니다.

헌데 그럴 정신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햇살을 즐길 때쯤 이름이 적힌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녔구나 싶습니다.


밖에서 보면 1시간의 점심시간은 충분히 여유 있어 보입니다.

마음 맞는 동료가 있으면 재미있고 숨통 트이는 시간이겠지만,

맹숭맹숭한 사이라면 그냥 점심이라는 목적을 해치우는 동지 같은 기분입니다.


늘 있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과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 속에 1년, 2년, 3년... 시간이 흘러갑니다.


관계의 깊이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몇 번의 이벤트와 시시콜콜한 사건 사고를 함께 겪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합니다.


다이어트 명언 중에 '먹어 봤자 내가 아는 그 맛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딴 데 가봤자 거기가 거기다'는 마음에 안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편해서, 익숙해서, 준비가 덜되어서 등등 갖가지 이유로 매일 직장에 나갑니다.


삶의 지속성은 직장을 다니고 매달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에 비례합니다.

긴 연휴로 이어지는 명절엔 특히, 직장을 다니는 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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