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빨간 딸기가 먹음직스럽습니다.
가격을 보니 좀 부담스러워 들었다 놨습니다.
좀 더 내리면 먹어야지!
아쉽습니다.
집에 와서도 '딸기를 사 올 걸, 먹고 싶은데...'
계속 생각이 납니다.
책을 읽는데 '지금의 삶이 마음에 드십니까?'라는 질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순간 저는 행복하다고 속으로 대답합니다.
적당히 쓴 커피와 새벽의 고요와 나름 재미난 책을 읽는 순간.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그때 어제의 딸기가 떠올랐습니다.
좀 비싸다고 먹고 싶은 걸 못 먹었는데 속상해하지도 않냐고 자문합니다.
사는 게 구질구질하지 않냐고 스스로를 타박합니다.
희한하게도 그다지 마음 쓰이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먹고 싶네요 ㅋㅋ)
어차피 딸기철이면 값이 내릴 거고, 유통기한이 짧은 과일은 날짜 지나면 싸게 나오니 기다렸다가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봄인지 여름인지 계절도 모르게 한창 일에 빠져 있을 때는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지나면 굉장히 억울했습니다.
주말에도 배달음식으로 때우고 잠만 자다 출근하는 일상이다 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물론 게으른 탓도 있습니다.
부지런한 사람은 할 거 다 하면서 일하니까요.
마시멜로우 실험이 떠오릅니다.
3~5세 아이에게 마시멜로우를 하나 주고 15분 동안 안 먹고 있으면 하나 더 준다고 하죠.
금방 먹어치우는 아이가 있고 기다렸다가 먹는 아이가 있습니다.
후자가 나중에 더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원활한 학교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인내라는 것은 기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자질이 아니라 심리기제입니다.
여유가 있어야 기다릴 수 있습니다.
평소 심리적 안정감을 쌓아두고 여유를 담은 마음 공간이 마련해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트를 기웃거립니다.
딸기 사러 갑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