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동네 아파트 후문을 지나는데 눈길을 끄는 곳이 있습니다.
백합과 무궁화가 피었습니다.
여름 한창때라 풀이 우거진 곳에 뜬금없이 만개한 꽃 때문에 지나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한 마디씩 거듭니다.
기대치 못한 곳에서 꽃을 발견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나는 길 곳곳에 쭉 뻗은 백합이 앞뒤로 대롱거립니다.
7~8월이 꽃 피는 시기라고 하네요.
흰색 백합의 꽃말은 '순결과 순수', '사랑과 헌신'을 의미합니다.
공원을 조성하고 정원을 꾸미는 일을 하는 사람을 조경사라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조경사는 1년을 오롯이 지나 봐야 그 실력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봄에 피는, 여름에 피는, 가을에 피는 꽃이 다르니 때마다 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니까요.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 두 달 연달아 읽는다고 갑자기 독서력이 올라가진 않습니다.
꾸준하게 쉼 없이 읽다 보면 어휘력이나 이해력이 좋아집니다.
예전에는 읽기 어려웠던 책을 읽어내고,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전에도 도전해 봅니다.
독서력도 계단씩으로 성장하는 터라 어느 순간 '내가 성장했구나'라고 깨닫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마치 무더운 여름 길을 가다 활짝 핀 백합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것처럼 말이죠.
시간이 걸리는 일은 그 시간을 충실하게 지켜내야 달콤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는 법이죠.
그 시간을 충실하게 지켜나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