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하루는 느리게 흐르고 한 주는 빨리 흘러가는 느낌'
반복되는 일상이 이와 같다면 사건의 경계선 event boundry개념을 떠올려봐야 합니다.
어떤 방에 들어갔다가 무슨 일로 들어왔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우리는 건망증을 걱정합니다.
이것은 기억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맥락을 이용해서 일화기억을 정리하는 방식의 정상적인 부산물이기 때문...
삶에 의미 있는 구조를 부여해 줄 사건의 경계선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시간과 공간 속에 정처 없이 애매하게 둥둥 떠서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
(<<기억한다는 착각>>중 p80-81, 차란 란가나스 지음, 김승욱 옮김, 김영사)
같은 하루를 보내도 평범한 직장인의 시간과 낯선 여행자의 시간은 다릅니다.
하루가 지나면 점심에 무얼 먹었는지 오후에 차를 마셨는지 커피를 마셨는지조차 희미한 일상과 달리 여행지에서는 매 시간 시간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똑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시간의 밀도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여행을 다닐 순 없습니다.
삶의 밀도를 올리려면 결국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순간으로 채우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시간만큼은 어제와는 다른 활동으로 채워나가야 합니다.
혹시 오늘 아침에도, 점심에도, 오후에도 어제와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요?
훌쩍 지나가버린 오늘 하루에 아무런 사건의 경계선 없이 저녁이 돼버리진 않았나요?
오늘이 가기 전에 어제와 다른 생각, 어제와 다른 활동을 꼭 한 가지는 해보고 하루를 마감하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