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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프니 Nov 07. 2024

중년에 닥친 제2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생각하는 프니 이야기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전영애 옮김, 민음사)


세계적인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대표적인 성장소설로 청소년 필독도서입니다.


청소년이 <데미안>을 읽는다면 감명받을까요?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읽어본 적 있다' 외엔 정확하게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의무적인 독서의 폐해라고 할까요?


오히려 나중에 새와 알이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인용한 다른 책을 보며, 왜 처음 읽을 때 저 구절을 감동적으로 읽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사회에서 온전한 한 명의 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누구나 성장통을 겪습니다.

주인공 싱클레어만큼 부침이 심한 고도의 지적 혼란까지는 아니겠지만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오는 자의 충격을 이해합니다.


일정한 온기와 바람막이 속에 웅크리고 있던 아기새는 낯선 바람과 온도에 적응해야 합니다.

날개를 움직이고 부리를 크게 벌리며 울어댑니다.


세상과의 소통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중년의 나이를 되짚어봅니다.

제2의 사춘기라 하죠.

어쩌면 우리는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왔는지도 모릅니다.

만들어진 세계는 안온하고 평탄합니다.


외부 환경은 그 세계를 깨뜨립니다.

제1의 사춘기처럼 부리를 크게 벌리고 울어댄다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중년의 성장은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알을 깨는 환경은 똑같지만 그 이후의 삶은 오롯이 자신의 몫입니다.


알을 깨고 나와 맨몸으로 세상을 마주하던 고통을 똑같이 겪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뱀과 같은 천적의 공격에도 끄덕 없이 버텨내야 날개를 펼 수 있습니다.


활짝 편 날개가 바람을 타고 공중에 올라 비상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날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중년에 닥친 제2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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