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첫 번째 숙제는 독서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복수를 할지 미룰지 햄릿의 고민이 깊어갑니다.
어떤 사람에게 햄릿은 A와 B 중 하나만 고집하고 C와 D라는 선택지는 아예 생각조차 않는 이분법적 사고에 빠진 인물입니다.
어떤 이에겐 정해진 결말을 앞에 두고 지독한 고민에 빠져 남은 시간을 허비하는 어리석은 인물이죠.
알아버린 자의 고민입니다.
선왕이 사고로 죽었다고 공표했을 때, 햄릿은 왕의 자리를 차지한 클로디우스 숙부와 한 달 만에 그와 재혼한 어머니 거트루드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뿐입니다.
유령이 알려준 진실이 없었더라면 거트루드를 미워하며 그대로 살아갔을 겁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연인 오필리어가 있었으니까요.
진실을 알아버린 자는 절대 이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중년의 고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반을 살아온 인생길 돌아보며 미래가 더 나빠지진 않을 거라 예상하면 상관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진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중년이 될 때까지 겪은 사회의 변화 폭 보다 더 큰 폭풍이 몰려온다는 사실을요.
변화의 흐름을 반 발 앞서가는 초능력을 가진 게 아니라면 나란히 발맞춰가거나 최소한 뒤쳐지진 말아야 합니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해야 할지, 요즘 잘 나가는 기술을 배워야 할지, 학원을 다녀야 할지 생각은 많습니다.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 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봐야 합니다.
의외로 바로 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이든 일이든 취미든 중년은 이미 자기 역할을 갖고 있고, 그 역할에 충실합니다.
모든 걸 벗어던졌을 때 과연 자신에게 남는 게 무엇일까요?
남아있는 게 없을까 봐 그래서 헛헛한 텅 빈 공간과 마주할까 두렵습니다.
대비해야 합니다.
알맹이를 채우는 작업을 미리 해놔야 합니다.
사회적 가면인 페르소나를 벗어던졌을 때 성숙한 내면을 가진 사람은 허무함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가장 최상의 대비는 독서입니다.
시간 없다고요?
네, 모두가 시간 없습니다.
희한하게 유튜브 보고 티브이볼 시간은 있는데 책 볼 시간이 없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없으면 독서법 책에 5분 읽기라는 방법까지 나올까요?
하루 30분 읽기, 15분 읽기, 10분 읽기에서 5분 읽기까지 다양한 독서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햄릿처럼,
To be or not to be 상황이 닥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폭풍에 휩쓸려 사라질지, 바람의 흐름을 타고 한 번 더 날아오를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독서가 중년의 첫 번째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