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반추(돌이킬 반反, 꼴 추芻)란 한 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내어 씹음을 의미합니다. 소나 염소처럼 소화하기 힘든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물을 먹는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소나 염소를 보면 들판에 자라는 풀을 맛있게 뜯어먹는 풍경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적용될 때는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하는 행동을 지칭합니다.
"'반추적 몰두'는 상황을 악화시킨다. 머릿속에서 반추의 회로가 돌아갈 때마다 부정적인 생각, 괴로운 감정, 불편한 신체감각이 정신없이 튀어 오른다...
반추에 빠지면 자신이 반추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기 어렵다. 알아차리지 못하니 빠져나오기도 어렵다."
(p138-139)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지난 일을 되새기며 후회의 감정을 삭이는 짓은 어리석은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머릿속에서 가을하늘에 피어나는 뭉게구름처럼 과거가 술술 솟아납니다.
반추는 부정감정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마치 사각의 링안에서 상대 없는 싸움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듯한 기분입니다.
왜 이런 감정에 휘둘리는 걸까요? 현재가 즐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가 고통스러우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과거를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출발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시도였으나 생각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스르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고통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과거를 들여다보고 반추한다 해도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방법은 현재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추를 멈추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내는 길입니다. 바꿀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과거를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미래에 바꿀 수 있을, 통제할 수 있을 가능성에 기대야 합니다. 미래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내는 일입니다. 눈앞에 놓인 '해야 할 일', '힘들지만 꿋꿋하게 버텨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