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일과 사랑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부르주아적 자신감 안에 은밀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배려 없는 잔혹성을 깨달았다...
예외가 규칙으로 잘못 표현될 때, 우리의 개인적 불행은 삶에 불가피한 측면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특별한 저주처럼 우리를 짓누르게 된다."
(<<일의 기쁨과 슬픔>> 중 p142-143,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은행나무>>
가족이 행복의 원천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일(직업)도 같은 몫을 차지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확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직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주요한 수단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험 매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는 인간의 욕구 5 단계설을 발표합니다. 생리의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애정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것이 생리, 안전의 욕구입니다. 생존이 보장된 사회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타인의 인정을 받길 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욕구인 자아실현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완성됩니다.
한때 '선한 영향력'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선행을 베풀고 사회에 정서적이나 실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혹자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느새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 청소부가 거리를 쓸며 말합니다.
"난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마냥 공감할 수 없는 이유는 청소부의 마음을 갖고 일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자아실현"이 딱 맞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팍팍해지는 삶 속에서 매슬로우의 5단계에서 나는 어디쯤에 멈춰서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