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의 저항선을 단단하게 만들어요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개인이 조직화된 사회생활을 영위하려면 그와 마찬가지로 확고한 정신적 도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신경쇠약자에게는 그러한 확고한 정신적 도덕적 구조가 없다. 신경쇠약자는 마음이 동요된 상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 상황에 휘둘린다."

(<<자살론>>중 p56, 에밀 뒤르켐 지음, 황보종우 옮김. 이시형 감수, 청아출판사)


신경쇠약은 신경이 약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즉 신경의 저항성이 낮은 상태인데요. 기쁨의 저항선도, 고통의 저항선도 매우 낮아서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기뻐하거나 강렬한 고통을 느낍니다.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만성피로에 시달립니다.


외부의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입니다. 굳이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더라도 단절된 상태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면 외부 저항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만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입니다.


외부 접촉면의 폭이 넓을 수도, 협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단절된 사람은 없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예민한 사람은 최대한 그 폭을 좁히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야 합니다.


외부와의 연결을 끊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상관없이 나만의 선과 도덕,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외부의 충격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긴장이 심한 생활을 하다 보면 신경쇠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해지기 쉽습니다.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약해진 채로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나만의 정신적 도덕적 구조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모른 척, 못 본 척, 아닌 척 지나가다 보면 튼튼하던 신경도 견디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예민해지고 싶어서 예민한 사람은 없습니다. 삶의 틈바구니에서 버둥거리다 보니 어느새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외부와의 단절도 문제지만 외부의 접촉 비중이 너무 커지다 보면 스스로를 다독여줄 시간이 없습니다. 주말 동안 여유 한 스푼 넣은 차 한잔과 촉촉한 감성을 즐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