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다수는 여전히 친절합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김동식 작가의 공포스릴러 소설집 <<청부살인 협동조합>>에는 <원한의 기준>이 실려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기분 나쁜 것을 원한이 생겼다고까지 표현하는데, 그게 무슨 원한입니까? 최소한의 피해라도 보았어야 원한이 성립되지요."


원한을 가진 세 사람이 저주를 걸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돈 많은 자신의 친구가 1억 원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원한을 가졌습니다. 너무 투자하고 싶은 데가 생겼는데 통장에 여윳돈이 있으면서 빌려주지 않는다고 화를 냅니다. 황당한 사연이라 주최한 사람도 묻습니다. 빌려준 돈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안 빌려준 것 때문이 맞는지 말이죠.


어처구니없는 원한이라 웃고 넘기려 했지만 쉽게 넘어가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식의 논리가 우리 사회에 없진 않기 때문입니다. 돈 빌릴 때는 채권자가 갑이지만 빌려준 후에는 을이 됩니다.


자기만의 희한한 논리를 만들어 상대에게, 특히 을의 입장인 사람에게 강요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마치 대단히 논리적이고 정당한 사람인 양 큰소리치지만 실제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진상인 거냐고 묻는 사람이 바로 진상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면데면하고 유난떨지 않고 살아갑니다. 진상은 소수입니다. 하지만 일당백의 타격을 가하기 때문에 바로 앞의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다수에게 분노를 일으킵니다.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배려와 친절을 장착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수라는 사실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