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안에는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한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클래식이든 대중음악이든 반드시 악보에는 쉼표가 있습니다. 쉼표 없는 음악이 있을까요? 아무리 짧은 곡에도 쉼표가 들어갑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죠.


즐거워야 할 금요일에 뭔가 일이 터지고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로 주말을 맞이한 적이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온통 그 일을 해결할 고민에 빠져 지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그냥 마음 놓고 쉬자! 다짐하지만 불쑥불쑥 솟아나는 걱정에 안절부절못합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아까워했습니다. 왜 나는 대범하지 못하고 이렇게 소심한 걸까?라는 자기 비하까지 더해져서 괴로웠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각각의 즉흥곡이라 치면 악보 안에는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한다. 잠깐의 휴식이 있어야 음악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심란함이나 걱정, 의심을 깨끗이 지우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의미한다."

(<<아주 작은 태도의 차이>>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유미진 옮김, 클로츠)


그렇다면 이 '쉼'의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음악에서 쉼표는 전체의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쉼은 한 마디 안에, 음표와 음표 사이에 들어갈 수도 있고, 네 마디째 마지막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급하게 숨을 들이켜야 할 만큼 짧을 수도, 고개를 까닥이며 박자를 세야 할 만큼 길 수도 있습니다.

순간의 박자를 잘 맞춰야 전체 음악의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해서 정박자에 들어가야 할 것을 '따닥'하는 박자로 빠르거나 느리게 들어가면 흐름이 깨집니다. 전혀 다른 음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극히 창의적인 사람은 그 빠름과 느림조차도 새로운 음악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난감한 지경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잘 쉬는 것이 인생이라는 즉흥곡을 풍요롭게 합니다.


마음 쓰라렸던 실수나 걱정, 정체 모를 압박감, 스스로를 의심하며 흔들리는 불안을 떨치고 잠재우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부정 감정조차 삶의 한 요소이며 이를 잘 다루고 관리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행복해지려 애쓰는 것보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잘 조절하는 것이 삶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이 숙제를 잘 해결하면 행복이 절로 따라오는 거죠.

어떻게 잘 쉴 것인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쉼을 더 열심히 챙기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