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맘 때쯤 꼭 한 번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아침이 제법 쌀쌀합니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라서 보일러를 끕니다. 춥다고 웅크릴 정도는 아니니까요. 비가 한창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 다시 켰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바닥으로 내려올 때 포근하고 따듯한 느낌이 좋습니다. 계속 켜둬야 하나라는 생각과 그리 춥지도 않은데 기분 좀 좋으려고 켜는 건 사치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왔다 갔다 합니다.
고정관념이란 참 무섭습니다.
절약은 선, 낭비는 악!
성실은 선, 게으름은 악!
어린 시절 동네사람들은 부모님을 참 부지런하다고 말했습니다. 왜 부지런한 건지, 다른 집은 안 그런 건지 궁금했지만 마땅히 비교할 데가 없어서 좋은 건가 보다 싶었습니다.
DNA에는 생물학적 유전 외에 삶의 방식도 포함되는 모양입니다.
성실이 과연 좋은 건가라는 회의가 들 때 즈음, 주변을 돌아봅니다.
성실은 좋은 게 아니라 기본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기본 이상의 플러스가 더 있어야 하죠.
성실한 사람은 그 성실이 당연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부모는 말 잘 듣는 자식은 당연하게 여기고, 말 안 듣는 자식을 더 애달아합니다.
제 할 일 뚝딱 해내는 사람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실수 연발하고 사고 치는 사람은 더 신경씁니다.(물론 사람 따라서 다른 경우도 있지요.ㅋ)
과유불급(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이라는 사자성어가 삶에서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가면 갈수록 깨닫게 됩니다. 많이 먹는 것(과식), 지나치게 사용(과용)도 위험하지만 지나친 절약도 문제입니다.
하나의 신념을 옳다고 따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철학을 실천하는 일은 삶을 메마르게 합니다.
때로는 큰돈 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옳다고 생각했던 습관을 한 번 깨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소한 일상에 기분 좋은 따스함을 즐길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