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쇼츠를 한창 스크롤하던 엄지손가락이 잠시 멈출 때가 있습니다.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될 때입니다. 희한하게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서 누군가 질문을 올리고 댓글에 대댓글이 달리면서 답을 찿습니다. 내가 궁금한 걸 남도 궁금해하는구나! 답을 적어주는 사람들이 고맙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화가 날 때입니다. 부당하다거나 잘못된 상황에 감정이입해서 분통이 터질 때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감정일지 알고 싶어서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확인하면 안심이 됩니다.
"흥미로운 영상을 볼 때면 영상을 다 보기도 전에 댓글창을 연다. 댓글의 분위기에 따라 영상을 시청하는 나의 시각과 태도가 바뀌기도 한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살면서 사회가 허용하는 '정상의 범위'를 끊임없이 확인한다. 그래야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블클릭>>알간지 지음, 생각정원, 2026)
"사회가 허용하는 '정상의 범위'"를 확인하려는 의도인지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만 공감 가는 대목입니다. '나만 기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기쁘구나', '나만 분노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분노하는구나'라며 안심했습니다. 사회의 보편적인 정서 안에 포함되고 싶다는 욕망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지극히 사적인 행위를 하는 중에도 사회적 기준을 탐색하고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나의 생각과 다수의 생각이 다를 때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있었는데 지나쳐버린 건지 아니면 아예 없었던 건지 말이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