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싫다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감기 끝물이라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지만 콧물이며 기침이 잦아드니 살만해졌습니다. 촉촉한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습니다. 잠을 설친 것은 아닌데 '더 자고 싶어서'일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감기도 거의 다 나았는데 왜 기분이 별로인 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침 독서를 시작합니다.

"카드놀이에서 나에게 어떤 패가 주어질지는 랜덤으로 결정되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하느라 게임을 즐기지 못합니다...


'이번 생에 내게 주어진 패가 지금 내 모습이구나'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기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임아영 지음, 초록북스)


내가 가진 조건은 랜덤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내 의도와 의지가 들어있지 않은 것.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부정감정에 빠지거나 우울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가진 조건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내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분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화장실에 갔다 오면서 아까 기분이 안 좋았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내성발톱이 살짝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딛다가 슬리퍼에 스치니 아팠습니다. 이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것입니다. 아픔은 나의 일부이고 이것 때문에 내가 아무것도 못하는 건 아니다로 생각을 바뀠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기분이나 감정이라는 것이 이렇게 한순간에 바뀔 수도 있구나라는 사실입니다. 분명 일어났을 때만 해도 아침부터 우울해서 어떡하지? 라며 걱정했는데 아침 독서를 하고 화장실을 간 사이에 기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가볍디 가벼운 감정이라니요?

좋다/안 좋다(싫다)라는 기분이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