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것을 피곤해하는 사람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어디를 가든 대기실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숙이고 있습니다. 뭐, 크게 심각하거나 재미있는 것을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니까. 모르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는 불편함을 겪고 싶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근처 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횡단보도의 빨간불 앞에서 한 어르신이 말을 겁니다. 날씨 얘기에 짧게 대답했는데 느닷없이 '남편 밥을 차려주고 나왔어?'라고 묻길래 화들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개인적인 얘기로 넘어가 당황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면 피곤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대화하는 것을 피곤해하는 사람에게는 '인격 대 인격'으로 소통하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격'이라는 말은 '사생활 영역'이나 '개인적 영역'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많은 당신을 위한 말하기 수업>> 사이토 다카시 지음, 최지현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초록불에 길을 건너고 나서야 별거 아닌 일에 예민하게 반응했나 싶기도 했습니다. 밥을 차려줬으면 어떻고, 안 차려 줬으면 어떻겠나 싶기도 하고, 차라리 내가 아침을 먹었는지 어떤지를 물었다면 쉽게 대답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젊은 세대는 직접 대면하거나 통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자나 카톡이 편하다면서요. 중요한 일은 직접 말로 해야 하지 않나 싶었지만 중요함의 정도가 세대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일상의 스몰토크에서도 윗세대와 우리 세대 사이의 경계선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개인차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원하는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만 공통의 화젯거리를 찾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매번 날씨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피곤하지 않을 만한 공통의 이야깃거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