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미하엘 엔데의 동화소설<<모모>>는 주인공 모모가 시간을 훔치는 회색 신사들의 음모를 물리치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회색 신사들과 계약한 사람들은 말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어."
더 많이 더 빨리 일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취미와 독서도, 친구와의 만남도, 혼자만의 시간도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희한한 점은 아무리 시간을 아끼고 아껴도 시간은 계속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하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 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지. 무관심해지고 잿빛이 되는 게야.... 그 병의 이름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란다."
(<<모모>>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비룡소)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밥 먹으면서, 화장실 가면서, 심지어 자려고 누워서도 가상세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SNS 속 세상이 현실 공간의 대부분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사색할 자유, 고독할 자유는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고요의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그 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습니까?
보지 않더라도, 듣지 않더라도 뭐라도 하나 켜놔야 안심이 됩니다. 하다못해 백색 소음이라도 들어야 됩니다. 우리는 고요가 주는 안정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루함을 견딜 수 있다면 회색신사들에게 시간을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겁니다. SNS에 빠진 시간을 줄이고 지루한 시간을 늘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