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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May 27. 2024

아궁이

냉이꽃 당신

아궁이


                                    우재(愚齋) 박종익


어머니 가슴은 언제나 숯검댕이다


아궁이에 눌어붙어 있는 검은 그을음은

아무리 온도를 높여도 더는 타들지 않는데

어머니는 알고 계신다

그을음이 없는 날이 없다는 것을

검은 연기 피어오르는 아궁이 앞에서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날을 연기와 싸우셨는지

온갖 불협화음을 맨몸으로 받아 내시며

혼자서 서럽게 눈물 훔치시던

숯검댕이 아궁이는

어머니의 오케스트라 연습실이었는지 모른다

둥지 떠난 자식 걱정에

두루마기 동전보다 더 빳빳하게 다려진 열기 속으로

타다 남은 눈물을 감추시려고

숯검댕이를 남겨 놓으셨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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