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우재(愚齋) 박종익
오늘 아침 침을 뱉었다
무언가 뱉어내지 않으면
사는 게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다
그가 돌아올 자리에 침을 뱉는 동안
그는 또 다른 얼굴에 화를 뱉으며
더러운 낙서를 하고 있었다
결코 그의 얼굴에 침을 뱉을 수는 없었지만
통쾌했다
소심한 앙갚음에 대해 아무도 알 리 없고
그의 엉덩이에 찰싹 붙어 있는 침이
문신이나 얼룩으로 물들 일은 없겠지만
그의 의자는 아무 말 못 하고
나의 마른 침이 근처를 향한 것만으로도
잿빛 얼굴로 온몸이 굳어 있었다
숨진 돌 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