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연금술사

제24회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바다의 연금술사


우재(愚齋) 박종익


어젯밤 거실 한복판에 걸려 있던

최후의 만찬 액자가 한쪽으로 기우뚱거렸다

가룟 유다의 팔꿈치에 쓰러진 소금 병에서

오갈 데 없는 군상이 와르르 쏟아졌다

소금은 건드리면 깨지고 으스러지는데

시작은 그런 게 아니었다

군상은 갈매기 눈, 구릿빛 염부가 만들었다

시지프스*의 먼 이웃사촌 염부는

슬픔을 순하게 길들이는 사람이다

바위를 산꼭대기에 굴려 올리는 대신

세상의 밑바닥까지 흥건히 고이는

검푸른 눈물을 수차로 길어 올려 어르고 달랜다

세상의 모든 눈물을 거두어들여야

직성이 풀리는 뙤약볕이 소금밭을 파고들면

슬픔을 가두어 놓은 바닥에서

서럽게 돋아나는 흰 꽃망울

햇살에 자신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는

바다의 속살은 죄가 없다

해가 질 때까지 하얀 슬픔을 대패질한

짠 내 나는 사연도, 저마다

가슴에 퍼 올려 삭히며 보듬다 보면

언젠가는 살맛이 줄줄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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