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메의 홍어 이야기
허리 필 참 없이 일만 하다 가실 끝나고 나면 쪼께 발 뻗을 참이 생긴다잉. 그 어간에 흑산 바다에서 홍어 배가 올라와야. 껕보리 둬말 이고 선창에 나가믄 홍에가 짚단맨치 쌓였어야. 뱃사람한테 파랑새 두어 갑 쥐어주면 도리방석맨치 큰 놈을 추러 줘야. 으찌 큰가 날갯죽지가 쳐져서 펄러꿍펄러꿍 춤을 췄어야.
큰 물에서 놀아서 그랑가 홍에는 죽어서도 웃는 낯이다잉. 짚 둬뭇 깔고 손질을 해야한디 창사구는 내뿌러 불고 애만 빼서 오가리에 담어 둬야지야.
암치는 꼴랑지가 한 갠디 숫치는 세 개나 달렸다잉. 어른들 먼저 살점을 비어 묵을 수는 없고 맨맛한 것이 홍애 거시기라고 꼴랑지 옆에 붙은 그것을 싹뚝 짤라서 한 점씩 묵었지야.
홍에는 물로 시쳐불먼 못 쓴다잉. 지푸라기로 곱을 닦아야지야.
척척 도막 갈라서 옹구 항아리 밑에다 나무 막대기 괴고 그 욱으로 걸쳐야 한다잉. 살이 안 닿게 새다구 새다구에 지푸락을 깔고, 미영베 조각으로 주둥아리를 잘 봉해야제 공기 들어가믄 색깔이 푸르딩딩해져야. 날씨에 따라 삭은 것이 다릉께 옴서 감서 코를 대 봐야제 자칫하믄 넘어 분당께야.
날갯죽지에 엉덩한 까시는 칼 등거리로 싹싹 긁어 부러야제 자칫 하다가는 손 쑷킨다잉. 암치는 쪼깐 덜한디 숫치 까시는 으찌께 뻐센가 쑷케노믄 얼북푸러서 시한 내 고상한다잉. 쑴뻑쑴뻑 애리먼 잠도 못자야.
홍에는 항꾼에 모테서 묵어사 맛나야. 홍에 썬 날은 동네 잔칫날이랑께야. “아따 이것이 뭔 냄새여? 홍에 문 내 아녀?” 함시롱 전에는 비깜 안 하든 사람들도 발밤발밤 모여들어야. 냄새가 천지로 퍼져 나강께 숭캐놓고 묵을 수가 없당께야. 쥔네 따라서 개들도 나래비를 섰어야.
도리방석에 윷판이 벌어지먼 술상을 내야 한디 술은 젊은 아그가 걸러야 맛나다고 꼭 나를 시캤어야. 치사들으먼 콩 때 깨 때도 춤친다고 손모가지 아픈 줄도 모르고 쳇바쿠를 돌렸지야. 옴박지가 남실남실하게 술을 걸러도 누 입으로 들어갔는가 후딱 떨어져부러야. 끼뚝에 냉갈 안 난 집도 있든 시상이라 한 끄니나 이여불라고 하루 점드락 놀고도 저녁밥까지 묵고 갔어야.
술 한잔이나 들어가노믄 홍에 살이 삘간께 붉을 홍자가 맞네, 넙적한께 넓을 홍자가 맞네 입저름을 해싼디 으뜬 것이 맞는가 모르겄드라야. 너도 애기 때부터 홍에는 잘 묵었니라. 볼태기가 헤게져도 낼름낼름 받아묵었어야.
홍에는 머시라고 해도 물코가 질이여야. 고놈이 코를 팍 쏘아불먼 눈물까지 빼분당께야. 되게 문 놈 묵으먼 아구창이 할딱 베께지고 코에서 뜨건 불이 나온것 같어야. 그래도 묵고 나믄 입안이 촛불 쓴 것 같이 환해짐시롱 개안해져야.
그 다음은 날개하고 살이제. 얄팜막하게 썬 살점은 새뿌닥에 착착 달라붙지야. 짐장 짐치에다 돼야지 괴기 삶아서 섞어 묵어도 조합이 맞어야.
빼딱은 벨로 묵을 것 없는 것 같어도 탕탕 조사서 꽉꽉 씹으먼 달크작작하니라. 홍에는 암직께 생각해도 요상한 괴기여. 아무리 썩은 놈을 묵어도 탈이 안 난단 말이다.
홍에는 베릴 것이 없당께야. 애도 봄동이나 풋보리 옇고 국 끓에노믄 을매나 맛나다고야. 애는 된장 폴폴 낋이다 덩어리채 넣야제 첨부터 넣먼 다 능그러져분다잉. 애국은 쪼깐 짤박 해야제 훌렁하먼 덜 맛나니라.
사람 창사구하고 홍에 창사구는 비스무리하당께야. 홍에 애국 묵으먼 속에 있는 더런 것이 다 빠져 나간다고 하든만 그 말이 맞는 것 같어야. 감기로 보대끼다가도 꼬치가리 한 숟꾸락 풀어서 묵고나먼 코가 뻥 뚫러져야. 느그 애비 첩년들 끼고 돌아댕김서 내 애간장 녹일 때도 부삭 갓에서 홍에 애국에다 눈물 뺏지야. 불은 불로 끈다든마는 그놈 한 그륵 묵고 나먼 불난 속이 쪼께 사그라든당께야.
느그 조부시는 홍에 찐 것을 질로 좋아했어야. 바지랑대에다 매달아노믄 고양이가 침을 꼴딱꼴딱 생킨 사이에 꼬득꼬득 몰라야. 실가리나 머우대 깔고 양념장 볼라서 짐 푹 나게 쪄야지야. 파 다망다망 썰고 실꼬치 삐레노믄 색깔도 이쁘고 살점이 잘잘 찢어찜서 맛나야. 얼큰하게 문 놈 쪄노믄 콧구멍으로 알싸한 냄새가 폴폴 나온당께야.
철 지나먼 곡석에도 여물 들고 홍에도 삭히먼 지 맛이 나는디 내 팔자는 으찌께 된 것이 애간장 폭싹 문드러지게 참었는디도 이 모냥 이꼴이끄나. 생각해 보믄 홍에보다 못한 시상이었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