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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Jan 07. 2022

딸이 쓴 책을 읽었다

눈물이 나는 이유는...

 며칠 전 출판사에서 용달로 보내온 책이

착했다 딸의 얘기에 담담하게 나는

"그랬나 "하고 대답하였다.

 뜨뜻미지근한 나의 반응에 속상했는지

"엄마는 반응이 뭐 그래? " 하고 불만이었다.

막상 책이 나왔다니  내 얘기가 많다는

말에 어떤 내용인지 걱정도 되고 만감이 교차하였다.



오늘 퇴근해서 집에 오니 식탁 위에  딸이 보내온 책이 담긴 박스가 있었다. 그 어떤 택배 상자보다 떨리는 맘으로 언박싱을 하였다.


책은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고 앙증맞았다. 이걸 쓸려고 울 딸이 그렇게 힘들었나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였다. 밥을 차리는 동안 한 권을 꺼내 신랑 보고 먼저 읽어보라고 하였다. 딸이 몇 달 동안 고생하며 쓴 첫 책이므로 아빠도 꼭 읽어보라고 말한 게 생각 나서다. 절반을 읽고 나서  저녁을 먹은 후  나머지를 읽고 아무 말없이 신랑이 책을 건네주었다. 나는 설거지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소파에 기대어 떨리는 맘으로 한줄한줄 읽어 내려갔다.


서울 사는 게 녹록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책으로 딸의 당시 느꼈던 마음을 되짚어보니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힘들다 힘들다 해도 다들 겪는 거라 무덤덤히 넘겼던 때를 생각하며 왜 좀 더 따뜻하게 말해주지 못했나 미안하기도 하였다.


내 뱃속으로 낳고 수많은 얘기들을 평소에 주고받지만 다 알 것 같았는데 딸에 대해 몰랐던 서울살이 얘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첫딸이라 첫정을 주고 항상 잘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 것이 딸에게는 무거운 짐을 하나 안겨준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게 밀려오는 이 감정.


매번 책 얘기 중에  엄마 얘기가 절반이 넘는다기에 어떤 얘기를 썼나 걱정 반 궁금증반으로 상상만 하다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친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너무 사실적으로 적어서 걱정도 되지만 "엄마. 에세이는 진짜로 마음을 적어야 된다."라는 딸의 말이 생각나 흐르던 눈물을 훔쳤다.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라 파에 기대어 숨도 쉬지 않고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딸의 전화벨이 울렸다. 흐름이 끊기는 게 싫어서 받지 않을까 고민하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였다.


평소 책을 좋아하지도 가까이하지도 않았던 나를 브런치라는 친구를 소개해준 딸 덕분에 요즘은 자기 전이나 새벽에는 꼭 구독한 작가님들의 글은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하루를 보내며 특별한 감정을 느낀 날은 매번 용기를 플러스해서 브런치에 글을 써본다. 아직은 글을 쓴다는 게 많이 어색하고 힘들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준 딸에게 감사하다.



딸이 쓴 책 맨 끝부분의 이 페이지 글을 읽고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줄줄 흘렀다. 

'왜 일까? '생각해보니 딸의 마음이 진심임을 느껴져서인 것 같다.

사랑하는 내 딸아,

우리 가족은

영원한 네 편이고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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