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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Jan 20. 2022

딸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들린다

얼마나 떨었을까?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는데 카톡에 익숙하지 않은 화면이 눈에 띄었다.

이게 대체 뭐지?

궁금한 마음에 눌렀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깜짝 놀라서 폰을 들고 교실에서 나왔다.

오늘 딸이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를 한다고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나서이다.

20일 목요일 오후 4시 30분 포항방송국 제1라디오 '투데이 포커스'에서 " 얼마 전에 쓴 '엄마, 서울은 왜 이래? " 책을 보고 10분간 인터뷰를 할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어떻게 할까 하고 전화가 왔었다.


딸이 쓴 책이 나온 지 이제 보름 정도 지났다.

 여기저기 독립서점에 입고하고, 지난 일요일에는 강남에 있는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1층에서 독립출판 책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보부상'이라는 행사도 무사히 잘 치렀다고 했다.

많이 긴장하고 힘들었는지 그다음 날 월차 내서 회사를 하루 쉰다는 딸의 말에 걱정부터 앞섰다.

그래도 책을 홍보할 좋은 기회이고 언제  한번 방송에 나올 기회가 또 언제 오겠냐며 꼭 하라고 당부하였다.  방송작가를 한 경력도 있어서 답변을 적는 건 쉽게 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지역신문사인 경상일보에 딸의 책 출간 기사도 나서 신기하기도 했다.


학원을 하고 있는 나는 지금 방학이라 오후 2시부터 수업이 끝날 때까지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는 게 쉽지 않아 4시 30분에 하는 생방송을 못 듣는 게 아쉽다고 하였더니 딸이 회사 동료들이 녹음 한 걸 톡으로 보내준 것이다.

매번 회사 동료들이 동생처럼 딸처럼 이뻐해 주도와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뿐이다.


처음에는 정 많이 떨렸는지 경주 사투리도 서울말도 아닌 것이 엄청 빠르게 말을 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하였는데 조금 지나니 안정을 찾아서 차근차근 책 소개를 하고 웃으면서 인터뷰를 이어 나가는 게 아닌가.

그 어떤 방송을 보고 듣더라도 이만큼 떨면서 들은 적이 없을 거다. 생방송을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회사 동료가 폰으로 녹음한 걸 듣는데도

입이 바짝 마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끝으로 인사로 마무리 지으며 8분 32초간의 인터뷰가  끝이 났다. 

*딸이랑 주고 받은 문자*

정아!

책을 쓴 후에 이렇게 많이 일들이  앞에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겠지.

처음 쓴 너의 책이 서툴고 어설프지만 주위에 우리를 아시는 많은 분들이 너의 글을 읽고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더라'라고 하니

그것으로 힘들게 쓴 글의 대가는 다 받은듯하네.

항상 가슴 따뜻함을 간직한 글쟁이가 되길

엄마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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