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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미 한 송이

이런 기분 처음입니다

by 젤다kim

가을에 결혼하는 딸과 함께

우리 집에 온 예비사위

나를 주려고 샀다는

예쁜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수줍게 건네며 웃음 짓는

예비사위가 밉지 않습니다.

아니 이뻐 보입니다.




예비 장인어른 생일이라고

케이크에 불을 켜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는

손글씨로 한 자 한 자 눌러쓴

봉투를 내밀며

웃습니다.


전생에 어떤 인연의 끈이 있었는지

이제 우리 가족의 울타리에

예쁜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살포시 넘어왔습니다.


세상 살면서 지금까지 받은 장미보다

또 다른 의미를 가진

빨간 장미 한 송이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장미 한 송이를 건네주던

순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며 가족으로

이제 수많은

나날들을

채워나가 보려 합니다.


천안에서 경주까지 들고 온

빨간 장미 한 송이

지금 봐도 자꾸 봐도

이런 장미는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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