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내려 한다.
작년 12월 30일
결혼 날짜를
2023년 11월 5일
일요일 오후 2시로
정해놓고
그날이 정말 올까 멀게만 느껴졌는데
어느덧 결혼식을 치르고
너는 서울로 올라갔다.
내 나이 스물일곱에 너를 낳고
첫딸이라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 딸이 벌써 짝을 만나
내 품을 떠났다.
즐겁게 결혼식도 치르고
웃으면서 보내야지 했는데
한순간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울 엄마도 나를 보낼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형연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에 휩싸여 꺼이꺼이 울었다.
좋아하는 짝을 만나 내 품을 떠나는
딸을 웃으면서 잘 보내야지
다짐을 했건만
한순간 무너지는 나를 보면서
내가 유정이를 맏딸이라 친구처럼
많이 의지하고 살아왔구나 생각했다.
요즘 시집간다 해서
어디 가는 것도 못 보는 것도 아닌데
맘 한구석이 횅해지는 건
왜 그럴까?
영원토록 내 곁에 둘 것 같았는데
하지만 현실은 보내야 하는 마음.
이제는 시댁이라는 낯선 곳을 가서
며느리로서의 새로운 삶도 살아야 하고
한가정의 주인이 되어
모든 일을 알아서 해야 하고ᆢ
내 딸이니 현명하게
잘할 거라 믿어본다.
내 딸을 데려가는
사위를 믿고
딸을 보내려 한다.
마음으로
정녕 웃으면서
잘 살길 바라며
이제는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