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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Nov 14. 2023

사랑하는 유정이에게

이제는 보내려 한다.

작년 12월 30일

결혼 날짜를

 2023년 11월 5일

 일요일 오후 2시로

 정해놓고

그날이 정말 올까 멀게만 느껴졌는데

어느덧 결혼식을 치르고

너는 서울로 올라갔다.


내 나이 스물일곱에 너를 낳고

첫딸이라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 딸이 벌써 짝을 만나

내 품을 떠났다.

즐겁게 결혼식도 치르고

웃으면서 보내야지 했는데

한순간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울 엄마도 나를 보낼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형연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에 휩싸여  꺼이꺼이 울었다.


좋아하는 짝을 만나 내 품을 떠나는

딸을 웃으면서 잘 보내야지

다짐을 했건만

한순간 무너지는 나를 보면서

내가 유정이를 맏딸이라 친구처럼

많이 의지하고 살아왔구나 생각했다.

요즘 시집간다 해서

어디 가는 것도 못 보는 것도 아닌데

맘 한구석이  횅해지는 건

왜 그럴까?


영원토록  내 곁에 둘 것 같았는데

하지만 현실은 보내야 하는 마음.

이제는 시댁이라는 낯선 곳을 가서

며느리로서의 새로운 삶도 살아야 하고

한가정의 주인이 되어

모든 일을 알아서 해야 하고ᆢ

내 딸이니 현명하게

잘할 거라 믿어본다.


내 딸을 데려가는

 사위를 믿고

 딸을 보내려 한다.

마음으로

정녕 웃으면서

잘 살길 바라며

이제는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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