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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레터 Nov 02. 2022

[220905]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

2차 창작물, 일상 심지어 댓글도 콘텐츠다. 확장된 콘텐츠의 개념.

vol.18 2022.9.5


이번주 :D레터 미리보기

1.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 콘텐츠의 개념이 확장된다.
- 소비자의 2차 창작물도 콘텐츠

- 영상보다 재밌는 댓글도 콘텐츠

- 사소한 일상 기록도 콘텐츠


2. 우리가 알던 소셜미디어 시대는 저물고 있다.

- 소셜과 미디어의 분리 

→ 일상 콘텐츠가 소셜의 영역에서 미디어의 영역으로

- 타깃팅 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은 감소 

→ UGC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광고 선호도 상승할 것 


3. 디글.zip

무심하게 대충 만들어서 더 웃긴, 화제의 'PC방 브이로그'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 

콘텐츠의 개념이 확장된다.



소비자의 2차 창작물도 콘텐츠

콘텐츠를 혼자 보고 끝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옛날부터 우린 늘 그랬어요.

친구들과 어제 본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 나누거나, 온라인 게시판에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죠.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이 유튜브 등 디지털 창작 플랫폼을 만나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공감할 명장면 모음집을 만들거나, 방구석 전문가가 되어 나만의 해석을 곁들인 리뷰 영상을 만들기도 하는 거죠. (편하게 UGC라고 부를게요!)


크리에이터가 된 시청자(=프로슈머)들이 양산해 내는 UGC는 시청자 입장에서의 매력 포인트를 콕! 찝어 제작하기 때문에 다른 시청자들을 더욱 강하게 끌어들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유튜브에서 가장 활발하게 소비된 Top 5 프로그램 대부분 UGC가 많이 만들어지고, 많이 시청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영우>는 UGC를 통해 "우영우 동그라미 인사법"과 "섭섭한데요" 밈 등 다양한 재미 포인트를 확산시켰구요. <환승연애2> 시청자들은 댓글창이 닫힌 공식 클립 대신 UGC 클립에서 연애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있으며, <빅마우스>는 UGC를 통해 시청자들의 지독한 추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예능의 전체 유튜브 클립 자체 수집)



시청률이 잘 나오고 화제성이 있으니 UGC가 많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영우>의 경우 런칭 첫 주 저조했던 시청률과는 달리, 유튜브에서는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등 재미 포인트를 담은 UGC가 활발히 제작/소비되면서 드라마+예능 주간 조회수 1위를 (매우 초격차로) 이미 찍었습니다. UGC에서 먼저 대흥행 조짐이 보인 거죠.


이렇듯 2차 창작물인 UGC는 그 자체로 스낵 콘텐츠처럼 활발히 소비될 뿐 아니라, 적중률 높은 시청 포인트 +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어 원 IP에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UGC도 콘텐츠 맞죠? 




영상보다 재밌는 댓글도 콘텐츠


좋아요❤️를 받는 건 본문 게시물(영상) 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훌륭한 '드립'의 댓글에 우리는 아낌없는 좋아요❤️를 보내곤 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성공사례로 항상 언급되는 '피식대학' 채널의 성공 요인 역시 '댓글'에 있습니다. 과연 '피식대학'의 창작자는 누구일까요? 출연자들이 연기하는 부캐는 소재이자 대상이고, 시청자가 바로 창작자이자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을 향한 '참신한 드립'으로 말이죠. 

특히 피식대학은 실제 연기자와 부캐가 서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죄책감 없이 자신의 해학을 뽐내며 수많은 (애정어린) 조롱 댓글로 피식대학을 키워냈습니다.




이렇듯 댓글창에는 단순 공감/호응 댓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센스를 뽐내면서 다른 이들을 웃기고 싶어 합니다. (다들 내재된 개그 욕심이...)


유튜브 '비디터' 채널은 K-POP 영상에 달린 기발한 댓글을 모은 콘텐츠로 유명하죠. 특히 작년에는 '롤린 역주행'이라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4년 전 노래인 '롤린'을 음악방송 1위로 만든 힘 역시 군 장병들의 재밌는 댓글 드립이었죠. 또한 아래와 같이 각종 예능에 달린 신박한 댓글 역시 '댓글이 중심인 콘텐츠'로 재탄생되곤 합니다!


홍진경 공부 스케줄 1부 레전드 댓글 모음


[댓좋아] 형님들에겐 지지만,, 싸움 조금 하는 예능인(?) 김동현 댓글 모음



아래 사례를 보면 영상은 소재만 던져줄 뿐, 댓글 창에서 시청자 본인의 경험담이 펼쳐지면서 댓글이 곧 로맨스 드라마가 되기도, 실화 기반의 장르물이 되기도 합니다. 디지털 미디어로 넘어오면서 시청자들이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때론 댓글창을 메인 시청 화면으로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겠죠.




사소한 일상 기록도 콘텐츠


일상을 핸드폰으로 기록해 본 적 있으시죠? 그렇다면 (오바 조금 보태서..) 여러분도 모두 크리에이터 입니다!

미국의 'Jukin Media'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이러한 웃긴 일상 영상의 저작권을 구입, 재편집한 콘텐츠로 다수의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 채널을 운영했습니다. 소소한 일상 속 기발하고 흥미로운 순간을 담은 영상들은 금세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작년 8월 이 회사는 Trust Media에 1억 달러에 매각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브이로그'와 같이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포맷이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브이로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잘 가꾸어진 (감성 충만) 일상들을 주로 보여줬었죠. 지금은 소소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영역까지 그 소재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1년간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초보'와 관련된 브이로그들이 증가했습니다. 운전, 등산, 알바 등등 도전하는 일상들을 기록하고, 그것이 나만의 성장 콘텐츠가 되고 있는 거죠.



또한 브이로그 급상승 연관어 상위권에 'Shorts'가 눈에 띄는데요. 공들인 편집이 필요한 길이에서 벗어나, 간편하고 빠르게 일상의 순간들을 업로드하는 '숏로그(short+vlog)' 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숏로그의 중심에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원조 숏폼 틱톡을 빼놓을 순 없겠죠. 틱톡 내에서는 이를 '티로그(tiktok+vlog)', 티로그를 업로드하는 유저들을 '티로거'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의 일상을 담는 일반적인 브이로그와는 다르게, 하루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데일리로 업로드하여 꾸준히 기록을 남긴다는 점이 특징이죠(마치 매일 오늘의 일기를 작성하는 것처럼요.) 블로그부터 시작해 브이로그, 숏로그, 티로그 까지 플랫폼과 포맷이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평범한 일상이 콘텐츠적 가치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




우리가 알던 소셜미디어 시대는 저물고 있다.

 "소셜미디어 → 소셜, 미디어" 


소셜과 미디어의 분리.

일상 콘텐츠가 소셜의 영역에서 미디어의 영역으로


지난 D레터에서 주요 플랫폼들의 2분기 실적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알던 소셜미디어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나의 팔로잉 목록을 분석해 노출해 주는 콘텐츠보다, 틱톡이 나의 선호도를 분석해 노출해 주는 발견형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틱톡이 되고 싶은 인스타그램이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AI 추천 콘텐츠'의 비중을 15% → 30%로 늘릴 예정이라는 것도요. 


이것은 기존 소셜미디어에서 소셜과 미디어가 분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인스타그램이 더 이상 팔로잉 중심의 소셜 플랫폼이 아니라 재밌는 콘텐츠를 발견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친구와의 근황 공유나 사적인 대화는 사적인 공간(DM, 메신저)으로 점점 이동하는 거죠. 


지난주 메타는 인스타그램의 'not interested'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개별 포스팅에 'not interested'를 부여하는 것이 전부였으나, 다수의 포스팅에도 부여할 수 있게 + 그리고 관심 없는 키워드/구절/이모지/해시태그 등을 설정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는 건데요. 다시 말해, 인스타그램이 소셜 플랫폼이던 시절에는 관심 없는 계정 안뜨게 하는 기능이었는데, 이제는 이용자가 진짜 원하는 콘텐츠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의지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소셜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낸 기존의 알고리즘은 점차 사라지고 있고, 이젠 유명인 중심이 아닌, 나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좀 더 주도적인 소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양한 관심사/취향을 반영한 UGC 콘텐츠 소비량 역시 늘어나겠군요!



올해 초 인스타그램의 '틱톡화' 선언에 슈퍼 인플루언서인 카일리, 킴 자매는 '#Make Instagram Instagram again' 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우린 그저 친구들이 올린 귀여운 사진을 보고 싶을 뿐이라면서 말이죠. 당연히 이 이유는 아니겠죠!ㅎㅎ 진짜 이유는 위에서 말한 알고리즘 변화에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에게 유리한 인스타그램의 노출 알고리즘, 그리고 팔로워수에 따라 광고비가 책정되는 인스타그램 생태계에서 그 누구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던 이들이기에, 팔로워수가 중요치 않은 틱톡 식의 노출 알고리즘이 달갑지 않은 건 아닐까요?




타깃팅 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은 감소.

UGC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광고 선호도 상승할 것


앱을 설치할 때 개인정보 이용을 동의 받도록 한 애플의 ATT 정책 이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들의 광고 매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죠. Web2.0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타깃팅 광고로 폭풍 성장한 플랫폼들,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이 익숙한 마케터들 모두 새로운 디지털 광고 형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광고 역시 틱톡처럼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재미를 줄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광고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UGC가 갖는 커뮤니티 효과, 마케팅 효과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나 연령대가 젊을수록 브랜드를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 브랜드들은 상업성 짙은 광고영상보다 UGC를 활용한 브랜드 캠페인에 더욱 적극적일 수밖에 없겠죠.

사람들의 동영상 시청 시간은 계속 늘어날 것이며, 콘텐츠-커머스라는 잠재력까지 품고 있어, UGC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브랜드와 퍼블리셔들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글.zip

디글 Z세대 Insight Pick!


오늘 소개해드릴 영상은 무심해서 더 매력적인 PC방 브이로그입니다!

(이미지 출처: 트위터 @himesamanoacc)

일상 및 알바 브이로그가 넘쳐나는 요즘, 유튜버 '도민이'의 PC방 브이로그는 영상 일부만으로도 트위터에서 4만이 넘는 RT를 기록하며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PC방 알바 도중 김치/단무지 반찬을 과하게 많이 주문한 손님을 원망하는 장면이 (ㅠㅠ)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신규 시청자 유입이 급증한 건데요!


영상 자체의 퀄리티는 대충... 무심... 그 자체이지만, 온갖 밈이 다 있는 자막 센스 + 멍하니 보게 되는 다양한 PC방 음식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대충 편집해서 더 웃김...)


이처럼 과거에 비해 감성 가득한 브이로그보다, 진짜 일상을 담은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은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실적인 상황들을 리얼하게 간접 체험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는 거죠. 그럼 오늘은 촬영과 편집 모두 핸드폰 하나로 해결했으나, 시청자를 모으는 데는 아무 문제 없었던 화제의 그 브이로그 공유드리며 인사드리겠습니다. ♡♥



본 글은 2022년 9월 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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