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해야 한다는 압박감
집에만 틀혀밖혀 있는 생활도 나쁘진 않았다
물론 좋지도 않았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건
때로는 허무하였고 어쩔 때는 평온함을 주지만
얼마 안 가 나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같이 느껴졌다
남들은 한참 즐겁고 웃고 있을 때
몸과 마음이 망가져서 온 내가 싫었다
남들처럼 이라는 말이 가장 어려웠고
착하잖아, 성실하지 이런 칭찬은 언제나
내 다리를 잡아 빠져나가지도 못하게 두었다.
하지만 뭔가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안 하눈 것에 죄책감이 오긴 했지만
이제는 혼나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았다.
날이 점점 더워졌을 때
집에서 나에게 상담을 받게 하였다
어린 시절에 주기적으로 받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상담선생님과 어떤 말을
해야 될지 전혀 모르겠다
상담선생님은 나와 맞지 않아 보였다
첫인상은 기가 무척이나 세 보였다
그 점에 거부감이 들었고
얼마 못 갈 사람 같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밀폐된 공간에 처음 보는 사람과 있는 게
부담스러웠다, 숨이 막힐 것 같고
빨리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상담선생님과 첫 대화는 내 옷차림이었다
난 피부색을 제외한 모든 색이 다 검은색이었다
검정옷을 좋아하였고 무의식적으로
검은색을 골랐다
눈에 안 띄고 뭐가 묻어도 티가 안 나고
어디서 입든 기본은 가니까
검정옷을 선호했다
그런 내가 이해가 안 되는 듯
20살이 왜 이렇게 칙칙하냐고
가장 반짝반짝해야 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미지 변신을 하자며 가방을 만들자고
대뜸 가방을 골라보라 하였다
순간적으로 상담이 맞나 싶기도 하였지만
무겁기만 했던 공기가 가벼워졌다.
상담선생님은 나와 맞지 않아
얼마 안 볼 사이 같았다
상담도 맞는 사람이 있다고
별로면 다른 상담선생님을 찾아준다 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아무런 기대를 안 했다
그래서 하소연을 했다
고등학생 때 이상한 담임을 만난 것
회사를 다니면서 모든 게 다 싫어지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잊어버린 것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걸 듣고 상담선생님이 하신 말은
대단하다였다
이게 뭔 소리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버틴 네가 대단해 보였다"
남들도 다 하는 게 대답하다는 말에
말라버렸던 눈물샘이 다시 터져 나왔다
난 대단한 거였구나
아무도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는데